
손흥민(33·로스앤젤레스FC)이 시즌 2호골을 터뜨렸다. 미국 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데뷔골 이후 2경기 만이자 첫 필드골이다. 손흥민은 경기 시작 1분도 채 안 돼 골망을 흔들었는데, 경기 후 현지에선 이날 해트트릭(3골)을 터뜨린 팀 동료 공격수보다 더 주목을 받았다.
손흥민은 1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의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산호세 어스퀘이크스와의 MLS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해 경기 시작 52초 만에 골을 터뜨렸다.
4-3-3 전형의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손흥민은 경기 시작과 함께 상대 진영으로 파고들었다. 이후 왼쪽 측면을 돌파한 아르템 스몰리아코프의 땅볼 크로스를 문전에서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지난달 24일 FC댈러스전에서 환상적인 프리킥 득점으로 데뷔골을 터뜨린 데 이어 시즌 2호골이다. 이른 시간 득점에 본인도 놀란 듯 환하게 웃으며 동료들과 기쁨을 나눈 손흥민은 특유의 찰칵 세리머니로 관중들을 열광케 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MLS 4경기(선발 3경기)에서 프리킥 득점 외에 필드골은 없었던 손흥민은 특유의 공간 침투와 위치선정, 그리고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골을 터뜨리며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후 손흥민은 후반 35분 교체될 때까지 80분을 소화한 뒤 팬들의 기립박수 속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이날 손흥민은 1골 외에 슈팅 2개, 키패스 1회, 패스 성공률 88% 등의 기록을 남겼다.
앞서 공격 포인트를 올린 경기마다 선정됐던 경기 공식 최우수선수는 이번엔 선정되지 못했다. 손흥민은 지난달 뉴잉글랜드 레볼루션전, FC댈러스전에서 2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1골 1도움)와 함께 2경기 연속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바 있다. 다만 이번 경기에선 드니 부앙가가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이날 부앙가는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그런데 정작 경기 후 스포트라이트는 해트트릭 주인공인 부앙가 대신 손흥민에게 쏠렸다. 현지 중계 카메라 역시도 그라운드 위에 있던 부앙가가 아닌 벤치에 앉아 있다 그라운드로 들어선 손흥민을 중심으로 잡았다. 손흥민이 팀 동료나 상대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고스란히 중계됐고, 부앙가는 늦게나마 잠깐 잡히는 정도였다. 결승골 포함 해트트릭을 달성한 선수가 아닌 손흥민이 더 주목받은 모습은 그를 향한 현지 분위기가 고스란히 드러난 장면이었다.
뿐만 아니었다. 경기 직후 MLS 공식 홈페이지 역시도 해트트릭을 달성한 부앙가가 아닌, 1분도 채 안 돼 선제골을 터뜨린 손흥민의 영상이 메인에 자리했다. MLS 사무국은 "손흥민이 산호세전에서 경기 초반부터 빛났다. 토트넘의 전설이 리바이스 스타디움을 밝히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며 '손 샤인(Son shines)'이라는 표현을 활용했다. 이는 앞서 영국에서도 손흥민이 활약을 펼칠 때마다 자주 활용됐던 문구이기도 했다.
이날 LAFC는 손흥민의 선제골과 부앙가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산호세를 4-2로 꺾고 2경기 연속 무승(1무 1패)의 흐름을 끊었다. 손흥민이 골을 넣고 LAFC가 승리까지 한 건 처음이다. 승점 44(12승 8무 7패)를 기록한 LAFC는 서부 콘퍼런스 5위를 유지하며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LAFC는 오는 18일 오전 10시 30분 리얼 솔트레이크 원정길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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