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트윈스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 구본혁(28)이 데뷔 첫 좌익수로 선발 출격한다.
LG 구단은 1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릴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KT 위즈와 방문 경기를 앞두고 선발 라인업을 발표했다.
이날 LG는 신민재(2루수)-문성주(우익수)-오스틴 딘(1루수)-문보경(3루수)-김현수(지명타자)-오지환(유격수)-박동원(포수)-구본혁(좌익수)-박해민(중견수)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손주영.
이에 맞선 KT는 허경민(3루수)-김상수(2루수)-안현민(우익수)-장성우(지명타자)-황재균(1루수)-강현우(포수)-앤드류 스티븐슨(중견수)-장준원(유격수)-안치영(좌익수)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
가장 눈에 띄는 건 구본혁의 좌익수 선발 출전이다. 장충고-동국대 졸업 후 2019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6라운드 55순위로 LG에 입단한 구본혁은 올해 9월 전까지 내야수로만 활용됐다. 하지만 지난 14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서 9회 좌익수 대수비로 들어가 놀라움을 안겼다.
예고된 출전이었다. LG 염경엽 감독은 16일 경기를 앞두고 "구본혁이 스프링캠프에 외야 훈련을 한 적은 없었다. 7월부터 연습을 시켰고 훈련 때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다"며 "구본혁이 원래 뜬공 타구를 잘 쫓아다니고 잘 잡는다. 유격수들이 (3루쪽 파울 타구) 쫓아가는 거 보면 몿 쫓아가는 애들은 잘못 쫓아간다. 그런데 오지환이나 구본혁은 범위가 굉장히 넓어서 안 보고도 잘 쫓아간다. 이런 선수들은 외야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사실 수비를 잘하는 미들 인필더가 외야수로 포지션 전환을 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당장 LG만 해도 올해 2루수 신민재가 중견수 연습을 했고, 시즌 중 KT에서 트레이드 이적해온 2루수 천성호도 코너 외야로 투입됐다. 하지만 이렇듯 시즌 중 갑작스럽게 포지션 전환 준비를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기존에 연습을 해왔던 신민재가 아닌 구본혁이 또 외야 수비 훈련을 해 투입된 데에는 두 가지 뜻이 있었다.
첫째 주전 신민재의 체력이었다. 신민재는 올해 12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6(421타수 133안타) 1홈런 51타점 14도루, 출루율 0.402 장타율 0.387 OPS 0.789를 기록하며 LG의 핵심 멤버로 활약 중이다. 수비에서도 2루수 911⅔이닝, 유격수와 중견수 각각 6이닝으로 총 923⅔이닝을 소화해 지금쯤이면 체력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염 감독은 "신민재는 지금 중견수로 나가면 체력적으로 힘들다. 아예 포지션을 옮기면 모를까 시즌 중 중견수로 나가면 뛰는 공간이 훨씬 많아서 어렵다. 또 신민재는 2루에 말뚝을 박고 오래 해야 할 선수다. 한두 경기는 신민재가 경험이 많으니까 시키지만, 계속 외야로 뛰면 체력적으로 안 된다. 그래서 내가 요즘 신민재에게 타격에 집중하라고 도루도 안 시킨다"고 전했다.
또 하나는 무시할 수 없는 구본혁의 타격감이었다. 올해 구본혁은 지난해 신민재를 연상시키듯 타격에서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이는데, 특히 후반기 40경기 타율 0.383(107타수 41안타) 13타점 8도루로 절정의 타격감을 보인다. 7월 19경기 타율 0.400(40타수 16안타), 8월 23경기 타율 0.348(66타수 23안타), 9월 이후 5경기 타율 0.375(8타수 3안타)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러나 LG 내야가 부상 없이 건재한 탓에 많은 출전 기회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염 감독은 "구본혁 타격감이 나쁘지 않은데 계속 쉬어야 했다. 김현수가 괜찮으면 구본혁을 계속 휴식 주면서 돌릴 수 있는데, 김현수가 수비를 못 나가니 쓰지 못했다"며 "구본혁이 8월에 누구보다 잘 치고 있는데 못 쓰고 있는 것이 전략적으로 손실이다. 또 내야와 외야를 같이 해놓는 것이 전체적인 활용 폭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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