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 빅리그 최초로 50홈런과 50탈삼진을 한 시즌에 기록하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이날 투수로도 등판한 오타니는 5이닝 노히트로 압권의 투구를 펼쳤으나, 팀은 불펜진 방화로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오타니는 17일(한국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다저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5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정규시즌 홈경기에 선발 투수 겸 1번 지명 타자로 출장했다.
먼저 투수로는 5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은 채 1볼넷 5탈삼진 무실점 쾌투를 펼쳤다. 또 타자로는 5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의 활약을 해냈다.
오타니는 1회초 2사 후 브라이스 하퍼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그러나 이후 13타자 연속 범타 처리하며 위용을 뽐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49개의 홈런을 기록했던 오타니는 5개를 추가하며 54탈삼진을 마크했다.
오타니는 지난 2023년 8월 말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2024시즌 타자에만 전념했다. 2024시즌을 앞두고 다저스로 이적한 오타니는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과 함께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메이저리그 최초로 50홈런-50도루라는 새 역사를 썼다. 159경기에 출장해 타율 0.310(636타수 197안타) 54홈런, 2루타 38개, 3루타 7개, 130타점 134득점, 81볼넷 162삼진, 59도루(4실패) 출루율 0.390, 장타율 0.646, OPS(출루율+장타율) 1.066의 성적을 올렸다. 내셔널리그 홈런, 타점, 출루율, 장타율, OPS 1위. 타율 부문은 2위였다. 결국 시즌 종료 후 오타니는 만장일치로 내셔널리그 MVP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지난 6월 투타 겸업을 다시 시작한 오타니는 투구수 제한 속에 서서히 소화하는 이닝을 늘려가고 있다. 이날 5이닝 동안 오타니가 뿌린 공은 총 68개. 속구 최고 구속은 101.7마일(약 163.7㎞)이 나왔다. 평균 구속도 99.2마일(약 159.4㎞)에 달했다.
오타니가 마운드에서 호투를 펼치는 사이, 타선도 힘을 냈다. 2회말 3점을 먼저 뽑은 다저스는 4회 또 한 점을 달아나며 4-0을 만들었다. 오타니는 팀이 4-0으로 앞선 5회까지 투구를 마친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그런데 다저스 불펜이 그만 불을 지르고 말았다. 하필 오타니가 내려가자마자 6회에만 대거 6실점을 하면서 와르르 무너진 것이다.
그 와중에도 오타니는 팀이 4-6으로 뒤진 8회말 추격의 솔로포를 작렬시켰다. 선두타자로 등장, 상대 우완 불펜 데이비드 로버트슨의 2구째 몸쪽 커터(145.2km)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오타니의 올 시즌 50번째 홈런이었다. 이로써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새 역사를 또 썼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단일 시즌에 투수로 50개의 탈삼진을 기록한 뒤 타자로 50개 이상의 홈런포를 쏘아 올린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다저스는 8회말 1사 만루의 기회를 맞이했다. 여기서 콜이 희생플라이 타점을 올리며 승부를 6-6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9회초 마운드를 밟은 블레이크 트라이넨이 라파엘 마르샹에게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포를 허용, 고개를 숙였다. 점수는 순식간에 6-9로 벌어졌다. 결국 다저스는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단 한 점도 만회하지 못한 채 패하고 말았다. 김혜성은 연이틀 결장하며 험난한 주전 경쟁을 예고했다.
2연패에 빠진 다저스는 84승 67패를 마크했다. 순위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다. 같은 지구 2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82승 69패)와 승차는 그대로 2경기다.
역대 메이저리그에서 2시즌 연속 50홈런 고지를 밟은 선수는 총 6명밖에 없다. 앞서 베이브 루스(1920~1921년·1927~1928년), 마크 맥과이어(1996~1999년), 켄 그리피 주니어(1997~1998년), 새미 소사(1998~2001년), 알렉스 로드리게스(2001~2002년)까지 5명이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 오타니가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6번째 주인공으로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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