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KBO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의 영광을 차지한 박준현(18·북일고)이 메이저리그(ML) 진출을 포기한 뒷이야기를 밝혔다.
박준현은 17일 오후 2시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털 볼룸에서 열린 '2026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번으로 키움 히어로즈의 지명을 받았다.
모두가 예상한 결과였다. KBO 통산 269홈런의 강타자 박석민(40) 전 코치의 맏아들로도 익숙한 박준현은 물려받은 큰 체구에 최고 시속 157㎞의 빠른 공과 고교 수준에서 변화구 완성도가 높아 최대어 평가를 받았다. 또한 한국에서 드문 시속 160㎞의 빠른 공에 도전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후보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겨울부터 평가가 수직으로 상승했다. 갈수록 빨라지는 구속에 메이저리그 팀들의 관심을 받았다.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A는 지난 6월 스타뉴스에 "올해 고교-대학 올스타전에서 박준현이 시속 157㎞의 빠른 공을 던진 것이 재미있었다. 사실 박준현이 157㎞를 던진 지는 꽤 됐다. 누가 봐도 박준현을 지금 시점에서는 1순위로 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스타뉴스 확인 결과 박준현은 최소 4개의 메이저리그 팀의 관심을 받았고, 최종 후보였던 아메리칸리그의 한 팀은 최대 200만 달러의 높은 금액을 제시했다. 하지만 7월 말 박준현이 미국 진출을 포기했다는 소문이 돌았고, 아버지 박석민 전 코치의 설득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룡기까지 박준현은 언론을 통해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종종 밝혔기에, 그 소문은 사실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날 현장에서 만난 박석민 전 코치는 "(언론을 통해) 정말 잘못 알려진 사실이다. 난 (박)준현이가 미국이든 한국이든 어디든 좋다고 했었고, 설득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위에서 준현이에게 한국에서 하고 가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말을 했다고 들었다. 나는 이미 오퍼 금액을 받아놓은 상태였고 어느 쪽이든 상관없었다. 오롯이 준현이가 선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준현 본인이 직접 드래프트가 끝난 후 밝혔다. 박준현은 "아직 내가 부족한 것이 많고 배울 것도 정말 많다. KBO에서 경험을 많이 쌓고 배우고 가도 늦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안우진과 비하인드를 들려줬다.
안우진은 2018년 KBO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한 박준현의 선배다. 평균 시속 157㎞, 최고 160㎞의 빠른 직구가 강점으로 메이저리그의 관심을 받는 우완 투수인 것까지 똑 닮았다.
박준현은 "안우진 선배에게 롤모델이라고 DM을 보냈는데 답장이 한두 달 뒤에 왔다. 그래서 깜짝 놀랐다"며 "미국 진출에 어떻게 생각하시느냐고 물어봤더니 본인은 KBO에 있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내 결정에도) 도움이 많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 말에 따르면 안우진이 키움의 157㎞ 우완 파이어볼러 원투펀치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투수로 시속 157㎞ 강속구를 던지는 선발 듀오를 꾸릴 수 있는 건 문동주-김서현-정우주가 가능성이 있는 정도다.
박준현은 "아버지 은퇴식 때 한 번 보고 오늘(17일) 처음 본 것 같다.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나도 오늘 처음 보기 때문에 나도 울컥한 것 같다"며 "야구 시작할 때부터 전체 1순위가 목표였는데 고등학교 3년 동안 잘 준비해서 목표를 이뤄 정말 기분 좋다"고 전체 1순위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내 강점은 빠른 직구다. 슬라이더와 커브를 던지는데 아직 부족하다. 프로에서의 내 숙제라 본다. 안우진 선배의 피칭은 거의 완벽하기 때문에 다 배우고 싶다. 빠르게 프로에 적응해서 조금이라도 많은 경기를 뛰고 싶고 차근차근 경험을 쌓으면서 성장하겠다. 또 야구도 야구지만 인성이 먼저가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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