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쯤이면 전혀 못 막는 수준이나 다름없다. 여전히 빅리그 수준인 손흥민(33·로스앤젤레스FC)의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 진출은 수비수들에게 자연재해 같을 법하다.
LAFC는 18일 오전 10시 30분(한국시간) 미국 유타주 아메리칸 퍼스트 필드에서 열린 레알 솔트레이크와 2025시즌 메이저리그 사커(MLS) 정규리그에서 4-1 대승을 거뒀다.
이날 결과로 LAFC는 28경기 13승 8무 7패 승점 47로 5위 시애틀 사운더스FC(28경기 45점)를 제치고 4위를 탈환했다. 레알 솔트레이크는 29경기 10승 4무 15패 승점 34로 10위에 머물렀다.
LAFC는 팀 핵심 공격수 손흥민에게 스트라이커를 맡겼다. 데니스 부앙가와 티모시 틸만이 왼쪽과 오른쪽 측면 공격을 책임지고 마르코 델가도, 에디 세구란, 마티유 초이네르가 미드필드에 섰다. 라이언 홀링스헤드, 은코시 타파리, 라이언 포르테우스, 다니엘 팔렌시아가 수비진을 구성하고 골키퍼 장갑은 위고 요리스가 꼈다.
경기 최고의 선수는 이견의 여지가 없는 손흥민이다. 레알 솔트레이크전 손흥민은 전반 3분 만에 선제골을 넣은 뒤 16분 멀티골, 후반 37분에는 해트트릭까지 작렬하며 경기를 지배했다.
모처럼 득점에 집중하니 펄펄 날았다. 손흥민은 슈팅 6개 중 4개를 유효슈팅으로 완성했다. 심지어 후반전에는 왼발 중거리포가 왼쪽 골대를 강타하기도 했다.
특유의 골 결정력도 돋보였다. 통계 전문 매체 '풋몹'에 따르면 손흥민의 기대 득점(xG)은 1.57이었다. 손흥민은 남다른 킬러 본능으로 기대보다 1.5골을 더 넣은 셈이다.
미국 진출 후 첫 해트트릭을 작렬한 손흥민은 6경기 5골 1도움째를 마크했다. 데뷔전인 첫 경기에서 교체 출전으로 예열을 마친 손흥민은 5경기 연속 스타팅에 들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출신의 클래스를 뽐냈다.
MLS 공식 채널도 슈퍼스타의 맹활약에 환호했다. 사무국은 손흥민의 레알 솔트레이크전 세 번째 골을 두고 "손세이셔널(Son-sational)! LAFC의 슈퍼스타가 MLS에서 첫 해트트릭을 달성했다"고 집중 조명했다.
개인 능력이 빛났다. 손흥민은 레알 솔트레이크전 4-3-3 포메이션의 중앙 공격수로 나섰다. 3분 선제골 당시 손흥민은 날카로운 뒷공간 쇄도로 레알 솔트레이크 수비진을 따돌렸다. 심지어 골키퍼의 위치까지 확인하는 여유와 함께 오른발 슈팅으로 오른쪽 골문 구석에 정확히 찔러 넣었다.
환상적인 득점까지 넣었다. 손흥민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16분 손흥민은 페널티 박스에서 약 25m 떨어진 곳에서 오른발 감아차기를 날렸다. 공은 절묘한 궤적을 그리며 골키퍼를 비껴가더니 오른쪽 골문 하단에 제대로 꽂혔다. LAFC는 손흥민의 멀티골에 힘입어 2-0 리드를 잡았다.
후반전에도 손흥민의 발끝은 살아있었다. 레알 솔트레이크 수비진은 손흥민을 둘러쌌다. 하지만 손흥민은 수비 한 명이 붙을 때마다 여유롭게 슈팅 각도를 만들었다. 왼발 감아차기로 해트트릭을 노려봤지만, 공이 골대를 맞고 나오자 아쉬움을 삼키기도 했다.
기어이 본인 세 번째 골까지 완성했다. 동료 부앙가의 어시스트가 빛났다. 후반 37분 부앙가는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반대편 손흥민에게 패스를 건넸다. 손흥민은 넘어지면서 슈팅을 마무리해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손흥민은 부앙가의 텀블링 세리머니를 구르기로 따라 하며 웃었다. 부앙가는 손흥민의 찰칵 세리머니를 함께했다. 해트트릭 후 손흥민은 교체됐고 LAFC는 부앙가의 추가골을 더해 레알 솔트레이크를 4-1로 크게 이겼다.
9월 들어 발끝이 뜨거운 손흥민이다. 지난 샌디에이고FC전을 제외한 공식 4경기에서 무려 6골 1도움을 몰아쳤다.
손흥민은 9월 A매치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 소집돼 지난 7일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한 데 이어 멕시코전에서도 골을 넣었다. LAFC 복귀 후 14일 산호세 어스퀘이크스 원정에서는 킥오프 1분도 채 되지 않아 선제골을 터뜨리며 3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MLS 무대에서도 존재감을 입증했다. 지난달 FC댈러스전에서 프리킥으로 데뷔골을 신고했고, 산호세전에서는 첫 필드골을 기록했다. 레알 솔트레이크전에서는 해트트릭을 터뜨리며 시즌 6경기에서 5골 1도움째를 올렸다.
심지어 레알 솔트레이크는 LAFC의 다음 상대기도 하다. 손흥민의 득점포를 또 기대해볼 만하다. 이번 경기는 레알 솔트레이크 홈에서 진행됐고, 4일 뒤인 22일 오전 10시에는 LAFC의 홈인 BMO 스타디움에서 경기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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