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방망이가 하루 만에 차갑게 식고 말았다.
이정후는 22일(한국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다저스타디움에서 펼쳐진 LA 다저스와 2025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원정경기에 6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이정후는 전날(21일) 멀티히트를 터트리며 8경기 만에 안타 맛을 봤다. 하지만 이날 다시 침묵하면서 좋았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이날 경기를 마친 이정후의 올 시즌 성적은 145경기에 출장해 타율 0.261(541타수 141안타) 8홈런, 2루타 30개, 3루타 11개, 52타점 72득점, 47볼넷 67삼진, 10도루(2실패), 출루율 0.324, 장타율 0.401, OPS(출루율+장타율) 0.725가 됐다.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엘리엇 라모스(좌익수)-라파엘 데버스(지명타자)-윌리 아다메스(유격수)-맷 채프먼(3루수)-브라이스 엘드리지(1루수)-이정후(중견수), 크리스티안 코스(2루수)-드류 길버스(우익수), 앤드류 키즈너(포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우완 트레버 맥도널드였다.
이에 맞서 다저스는 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무키 베츠(유격수)-프레디 프리먼(1루수)-맥스 먼시(3루수)-앤디 파헤스(중견수)-마이클 콘포토(좌익수)-미겔 로하스(2루수)-알렉스 콜(우익수), 돌튼 러싱(포수) 순으로 선발 타순을 짰다. 선발 투수는 우완 에밋 시한이었다.
이정후는 양 팀이 0-0으로 맞선 2회초 1사 1루 기회에서 첫 번째 타석을 밟았다. 이정후는 시한의 초구 낮은 볼(슬라이더)을 침착하게 골라낸 뒤 2구째 한가운데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했지만,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이어 4회에는 여전히 양 팀이 점수를 뽑지 못한 가운데,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이정후는 2-0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점했다. 이어 3구째. 앞서 첫 번째 타석 때 타격했던 공과 같은 코스의 포심 패스트볼을 때려냈다. 하지만 이번에는 중견수 글러브에 잡히고 말았다.
이정후는 이날 전체적으로 빠른 템포에 스윙을 가져갔다. 역시 0-0으로 맞선 가운데, 7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 여전히 다저스 마운드에는 시한이 서 있었다. 이정후는 볼카운트 0-1에서 2구째 바깥쪽 낮은 존 안으로 들어온 체인지업에 배트를 냈으나, 2루 땅볼로 고개를 숙였다.
이어 9회에는 3-1로 샌프란시스코가 리드를 잡은 상황에서 선두타자로 타석을 밟은 이정후. 이번에도 초구 스트라이크를 그냥 지켜본 뒤 2구째 한가운데 커브에 배트를 냈지만,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켰다.
한편 이정후의 침묵에도 불구하고 샌프란시스코는 다저스를 제압하며 기분 좋게 웃었다. 첫 점수는 7회말에 나왔다. 다저스의 공격. 선두타자 먼시가 볼넷을 골라낸 뒤 파헤스의 우중간 안타가 나오면서 무사 1, 2루가 됐다. 여기서 콘포토가 좌전 적시타를 터트리며 팽팽하던 '0'의 균형을 깨트렸다.
그러나 다저스의 이날 득점은 여기까지였다. 곧바로 이어진 8회초. 샌프란시스코의 공격. 선두타자 코스가 내야 안타로 출루한 뒤 후속 길버트가 우전 안타를 기록하며 무사 1, 3루 기회를 만들었다. 여기서 대타 베일리가 우익선상 적시 2루타를 쳐내며 3루 주자 코스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1-1 원점.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다음 타자 라모스는 우익수 플라이 아웃. 다저스는 데버스를 자동 고의 4구로 거르며 만루책을 썼다. 하지만 후속 아다메스가 9구 승부 끝에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내며 승부를 2-1로 뒤집었다. 계속해서 채프먼의 유격수 앞 땅볼 때 3루 주자 베일리가 홈인, 3-1까지 달아났다. 결국 샌프란시스코가 9회말까지 2점 차 리드를 잘 지킨 끝에 승리를 거머쥐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번 다저스 원정 4연전 중 3경기를 내리 패했으나, 이날 승리를 거두며 3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77승 79패를 마크한 샌프란시스코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 자리를 지켰다. 현재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순위는 6위로, 가을야구 진출 마지노선인 3위 뉴욕 메츠와 승차는 3경기다. 사실상 가을야구 진출이 어려워진 상태다. 반면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이미 확정한 다저스는 88승 68패를 기록했다.
한편 오타니는 4타수 1안타를 마크하며 0.283의 시즌 타율을 찍었다. 또 다른 '코리안 메이저리거' 김혜성(26)은 이날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채 결장하며 안타까움을 안겼다. 지난 15일 샌프란시스코전 이후 일주일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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