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직구' 오승환(43·삼성 라이온즈)이 선수 생활과 작별을 고했다. 동료들은 승리로 선배의 가는 길을 빛냈다.
삼성 라이온즈는 3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5-0으로 승리했다.
이 경기를 이기면서 삼성은 시즌 전적 74승 67패 2무(승률 0.525)가 됐다. 이렇게 되면서 삼성은 4위를 확정하며 와일드카드 홈 어드밴티지를 차지하게 됐다.
이날 게임은 '끝판대장'으로 불리며 KBO 역대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군림한 오승환의 은퇴식이 열리는 날이었다. 2005년 데뷔한 그는 삼성의 원클럽맨(해외 경력 제외)으로 활약하며 이날 전까지 통산 737경기에서 44승 33패 427세이브, 19홀드, 평균자책점 2.32의 성적을 거뒀다.
오승환은 2021년 도입된 은퇴선수 특별 엔트리 제도에 따라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경기 전 "게임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나가면 9회에 나가야하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그리고 9회초 올라온 그는 옛 동료 최형우를 삼진 처리하며 738번째 등판을 무실점으로 끝냈다.
삼성은 이날 이재현(유격수)-김성윤(우익수)-구자욱(지명타자)-르윈 디아즈(1루수)-김영웅(3루수)-김지찬(중견수)-강민호(포수)-류지혁(2루수)-이성규(좌익수)가 나섰다. 오승환이 특별 엔트리에 따라 7월 8일 이후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이에 맞선 KIA는 김호령(중견수)-윤도현(3루수)-박찬호(유격수)-나성범(지명타자)-패트릭 위즈덤(1루수)-오선우(좌익수)-한준수(포수)-김규성(2루수)-박재현(우익수)가 스타팅으로 출격했다. 중심타자 최형우가 선발에서 제외된 가운데, KIA는 오승환 등판 시 최형우가 대타로 출격할 것을 예고했다.
홈 최종전을 치르는 삼성은 첫 이닝부터 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1회말 삼성은 1사 후 김성윤의 좌전안타와 구자욱의 우익수 방면 안타로 1, 3루 찬스를 만들었다. 여기서 디아즈가 KIA 선발 김태형의 시속 152km 패스트볼을 공략,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 홈런을 터트렸다.
이로써 디아즈는 시즌 2경기를 남겨두고 대망의 50홈런 고지를 밟았다. KBO 역사상 5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이승엽(1999, 2003년), 심정수(2003년), 박병호(2014~2015년)에 이어 디아즈가 4번째였다. 덕분에 삼성은 1회부터 3점의 리드를 안고 시작했다.
화끈한 득점 지원을 받은 삼성 선발 아리엘 후라도는 호투 행진을 이어갔다. 1회초 윤도현에게 볼넷을 내주고도 박찬호를 병살타로 돌려세웠고, 2회는 삼진 3개로 아웃카운트를 채웠다. 이후로도 후라도는 큰 위기 없이 KIA 타선을 잠재우면서 0의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자 삼성 타선이 상대 실책 속에 추가점을 선물했다. 5회말 삼성은 선두타자 이성규가 우익수 옆으로 굴러가는 2루타로 포문을 열었고, 이재현의 희생번트로 주자는 3루가 됐다. 여기서 김성윤의 정면 타구를 2루수 김규성이 잡아내지 못하면서 이성규가 홈을 밟았다. 이후 삼성은 8회말에도 실책으로 만든 1, 3루 찬스에서 강민호의 내야 땅볼로 한 점을 추가했다.
5점 차가 되자 삼성은 9회초 수비에서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를 상징하는 등장곡(N.EX.T - Lazenca, Save Us)과 함께 올라온 후 박진만 감독과 포옹하며 등판 준비에 나섰다. 대타 최형우를 삼진 처리한 그는 모두의 박수를 받으며 다시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후 김재윤이 남은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내 승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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