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후(27)가 뛰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해임된 밥 멜빈(64) 전 감독이 일본 야구에 대한 동경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멜빈 전 감독은 4일(한국시간) 지역 매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과 전화 인터뷰에서 "해고된 이유에 대한 직접적인 설명은 받지 못했다. 원하는 결과로 시즌을 마치진 못했지만 후회는 남지 않는다. 과거로 돌아가더라도 다르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지난 9월 30일 공식 자료를 통해 "멜빈 감독과 결별하기로 했다. 신중한 평가 끝에 리더십 교체가 팀에 최선의 이익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최근 두 달은 우리에게 좌절스러웠고 실망스러운 시간이었다. 구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그가 보여줬던 헌신과 전문성, 품격에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 그의 앞날에 행운을 빌겠다. 이제 우리 구단은 앞으로 나아갈 새 리더를 찾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정후가 몸담고 있는 샌프란시스코는 이번 시즌 81승 81패로 정확히 승률 5할을 기록했으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로 시즌을 마쳤다. 마지막 10경기에서 3승 7패로 무너지며 끝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결국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구단은 멜빈 감독을 경질했다.
구단의 일방 통보로 직장을 잃었지만, 멜빈 전 감독은 차분했다. 그는 "유니폼을 입고 야구장에 출근했을 때마다 거의 매일 매진됐다. 정말 아름다운 야구장이다. 홈구장인 오라클 파크는 아마 구단을 대표하는 명물이다. 정말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멜빈 감독은 2003시즌부터 2025시즌까지 무려 22시즌 동안 메이저리그 감독직을 수행했다. 시애틀 매리너스를 시작으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샌프란시스코 등 5개 구단의 지휘봉을 잡았다. 공백기도 거의 없었다.
멜빈은 향후 계획에 대해 "아직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도 "사실 항상 일본에서 감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게 현실적인 생각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고 싶은 일인 것은 맞다"고 밝혔다.
김하성(30·애틀랜타 브레이브스)과 이정후와 함께했던 멜빈은 아시아, 특히 일본과 인연이 깊은 지도자다. 스즈키 이치로를 비롯해 마쓰이 히데키, 다르빗슈 유 등 일본 선수들과 함께 시즌을 보냈다. 2012년과 2019년 도쿄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특별 경기를 통해 일본 방문했다고 한다.
멜빈은 "일본에는 (야구의) 엘리트 중의 엘리트들이 있었던 것 같다. 일본 사람들이 하는 야구 스타일을 정말 동경해왔다. 일본에서 정말 야구를 재밌게 했던 기억이 있고, 야구를 재밌게 지켜봤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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