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것이 '건창모(건강한 구창모)'의 위력인가. 구창모(28·NC 다이노스)가 5년 만의 가을야구 등판에서 쾌투를 펼쳤다.
구창모는 6일 오후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NC의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구창모는 입단 2년 차인 2016년부터 한국시리즈 2게임에 나오는 등 포스트시즌 통산 12경기에 등판했다. 특히 2020년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에서는 2차례 선발로 나왔는데, 5차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팀의 우승에 기여했다.
2023년 9월 왼팔 척골 골절로 시즌아웃된 후 군 복무 등을 거쳐 2년 만에 돌아온 구창모는 정규시즌 4경기에 등판, 1승 무패 평균자책점 2.51을 기록했다. 특히 9월 30일 창원 KT 위즈전에서는 구원 등판 후 4이닝 1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이에 1차전 선발로 낙점됐다. 그의 가을야구 등판은 무려 1778일 만이다.
경기 전 이호준 NC 감독은 구창모에 대해 "이닝은 정해지지 않았고, 투구 수 85구 안에 끝내는 걸로 했다. 본인이 던지는 안에서 더 던지겠다는 게 아니라면 그 정도 하기로 트레이닝 파트와 결정했다"고 말했다.
구창모는 1회말 선두타자 이재현에게 2루수 옆을 뚫고 가는 중전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김성윤에게 스트라이크 3개를 연달아 꽂아 3구 삼진을 잡았고, 구자욱을 병살타로 돌려세우면서 세 타자로 1회를 끝냈다.
이후로도 구창모는 주자를 내보내면서도 큰 위기로 연결시키지 않았다. 2회에는 1사 후 김영웅에게 우익선상 2루타를 맞았지만 강민호와 김지찬을 모두 내야땅볼로 처리했다. 3회에도 2아웃을 잡은 후 이재현의 안타가 나왔으나 김성윤을 직선타로 잡아냈다. 흐름을 탄 구창모는 4회를 삼자범퇴 이닝으로 마무리했다.
잘 던지던 구창모는 5회 첫 실점을 기록했다. 2아웃을 잘 잡은 후 8번 이성규에게 실투성 패스트볼을 던졌다가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맞았다. 이어 6회에는 1사 후 김성윤에게 우익수 앞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까다로운 구자욱과 디아즈를 연속 땅볼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이날 구창모는 6이닝 5피안타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총 75구를 던지면서 스트라이크가 58개가 들어왔다. 패스트볼의 최고 구속은 146km까지 나왔다. 건강한 모습의 구창모는 막을 수 없다는 걸 볼 수 있었다.
경기 후 이호준 감독은 "말 그대로 최고의 피칭을 했다. 구속은 전 경기보다는 안 높았지만 운영을 할 줄 알더라"라며 "구창모는 구창모다"라고 칭찬했다. 이어 "날씨도 안 좋고 40분 늦어지면서 몸 푸는데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렇게 경기를 끌고 가면서 확실히 구창모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5회와 6회 구창모와 호흡을 맞춘 포수 김정호도 "확실히 컨트롤도 좋고, 타자를 상대하기 편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얘기했다.
승리 후 취재진과 만난 구창모는 "중요한 경기에 승리투수가 됐다. 오늘 경기는 팀 모두가 다같이 해준 덕분에 이겼다고 생각한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1군에 돌아온 후 등판 경기마다 비가 내리고 있는 구창모는 이날도 쉽지 않은 경기 준비를 했다. 그는 "복귀 후 늘 있었던 일이다. 크게 지장은 없었다"고 말하며 "오히려 몸 풀기 전에 지연돼서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준비했다"고 전했다.
삼성은 홈구장인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만 홈런 96개를 때려낼 정도로 강한 화력을 보여줬다. 이런 모습이 신경 쓰일 법도 하지만, 그는 "내 공만 던지면 결과는 좋게 따라올거라 생각하고 했는데, 좋은 결과가 왔다"고 의연한 반응을 보였다.
"계산해봤는데 (가을야구는) 5년 만이다. 와일드카드는 처음이었다"고 한 구창모는 "경기 들어가기 전에 긴장됐다. 1경기만 져도 떨어지는 경기에 중책을 맡아 떨렸다"고 고백했다. 이어 "던져보니까 이런 분위기가 재밌었다. 중간부터는 즐기자는 마음으로 갔다"고 언급했다.
NC는 이제 역대 2번째 5위 팀의 와일드카드 업셋을 노린다. 구창모는 "분위기 자체가 질 것 같지 않다. 이 분위기 계속 이어가면 앞으로 계속 올라가지 않을까 싶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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