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전을 마친 뒤 팬들 앞에서 인사하는 자리. 그런데 사령탑이 "내년 시즌에도 이런 괴로움을 계속될 것"이라고 발언하면서 파문에 휩싸였다. 일본프로야구(NPB) 히로시마 도요 카프를 이끌고 있는 수장인 아라이 다카히로(48) 감독의 이야기다.
닛칸 스포츠 등 일본 매체는 8일 "아라이 감독이 최종전을 마친 뒤 팬들 앞에서 한 인사에 관해 사과의 뜻을 밝히고 해명했다"고 보도했다.
히로시마는 NPB 센트럴리그 5위로 올 시즌을 마감했다. 올 시즌 143경기에서 59승 79패 5무(승률 0.428)를 마크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리그 1위 한신 타이거즈(85승 54패 4무, 승률 0.612)와 승차는 무려 25.5경기였다.
히로시마는 2023시즌 아라이 감독을 새롭게 영입했다. 재일 한국-조선인이기도 한 아라이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히로시마를 리그 2위로 이끌었다.
덕분에 히로시마는 가을야구 무대를 밟을 수 있었다. 계속해서 히로시마는 2023 센트럴리그 클라이맥스 시리즈 퍼스트 스테이지에서 2연승을 거뒀다. 하지만 파이널 스테이지에서 리그 우승팀 한신 타이거즈를 만나 3경기를 모두 내준 끝에 일본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거기까지였다. 히로시마는 지난 시즌(리그 4위)에 이어 올해까지 2시즌 연속 가을야구 탈락을 맛봤다. 사실상 구단의 어떤 조치가 이뤄져도 이상하지만은 않은 상황. 하지만 히로시마는 경질 없이 아라이 감독한테 계속 2026시즌 지휘봉을 맡기기로 결정했다.
다만 시즌 최종전을 마친 뒤 그의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보도에 따르면 아라이 감독은 지난 4일 시즌 최종전 후 팬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올 시즌을 아쉽게 마감한 소회와 함께 내년 시즌 각오를 밝히는 자리. 아라이 감독은 "변화를 꾀하고자 할 때나 새로운 힘을 키우고자 할 때는 고통이 반드시 따른다. 내년 시즌 이후에도 이런 괴로움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아라이 감독의 발언이 끝나자 경기장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심지어 일부 팬들은 아라이 감독을 향해 야유를 퍼부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아라이 감독이 직접 진화에 나섰다. 그는 8일 홈구장인 히로시마의 마쓰다 스타디움 내 구단 사무실을 찾아 구단주한테 정식으로 보고하는 시간을 보냈다. 이 자리에서 아라이 감독은 시즌 최종전 발언 논란에 관해 "제 말씀을 드리는 게 부족했다. 여러분한테 걱정을 끼쳤을 수도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이 자리를 빌려 사과하고 싶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올 시즌에는 에이스와 4번 타자가 없었다. 투수와 야수에서도 핵이 되는 선수를 키우지 않으면 안 된다. 투타에서 중심이 되는 선수를 육성해야 한다"면서 "내년 시즌에도 우승을 목표로 하는 건 당연하다. 우승을 향해 올 시즌보다 더욱 어려운 길을 걸을 수도 있지만, 반드시 이뤄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재차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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