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점을) 잘 파고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제대로 먹혔다. 와일드카드(WC) 결정전 2경기에서 극심한 부침을 겪었던 타선이 강력한 선발 투수를 화끈한 대포로 무너뜨렸다.
미치 화이트(31·SSG 랜더스)는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에서 2이닝 동안 59구를 던지고 6피안타(2피홈런) 3볼넷 3실점하고 조기 강판됐다.
1선발 드류 앤더슨이 갑작스런 장염으로 인해 등판이 밀렸고 그 자리를 화이트가 대체했다. 당연한 수순이었으나 WC 2경기를 치르고 온 삼성으로선 천만다행이었다. 앤더슨이 올 시즌 삼성전 2경기 1승 평균자책점(ERA) 2.08로 강력했던 것과 달리 화이트는 시즌 성적에 비해 삼성에 약했기 때문이다.
화이트는 올 시즌 24경기에 선발 등판해 11승 4패 ERA 2.87로 활약했지만 삼성을 상대로는 4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 ERA 3.92(20⅔이닝 26피안타 3피홈런 8볼넷 19탈삼진 10실점 9자책점 피안타율 0.310)에 그쳤다.
지난 2경기에서 팀 타율 0.115(52타수 6안타)로 극심한 동반 부진을 겪은 타선의 각성이 필요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전략상 화이트의 여러 약점을 몇 번 하면서 파고들었던 게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며 "그런 부분은 시즌 내내 보여준 화이트의 약점이나 잘 파고들어야지만 이길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사실 첫 상대가 아니고 몇 번 경험을 했던 투수이고 어떤 게 약점인지 알고 있기 때문에 잘 파고들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괜한 말이 아니었다. 1회초 첫 타석, 초구부터 박 감독의 말을 되새기게 됐다. 1번 타자 이재현은 1회초 화이트의 초구 시속 152㎞ 직구를 강타, 좌측 담장을 넘기는 리드오프 홈런을 터뜨렸다. 비거리 115m짜리 이 홈런은 준PO 역대 3번째 1회초 선두타자 홈런인 동시에 포스트시즌을 통틀어도 5번째 1회초 선두 타자의 홈런이었다. 더불어 초구 홈런으로 범위를 좁히면 이 홈런이 사상 최초였다.
그럼에도 행운이 따르는 듯 했다. 이어진 김성윤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견제 과정에서 실책을 범했으나 박성한이 르윈 디아즈의 땅볼 타구를 침착히 홈송구하며 실점을 지웠다. 2회에도 선두 타자 강민호에게 볼넷, 김헌곤에게 안타를 맞은 뒤 1사 1,2루에서 최지훈이 이재현의 날카로운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며 추가 실점을 억제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맞는 데엔 방법이 없었다. 3회 디아즈에게 중전 안타를 내준 뒤 김영웅에게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맞았다. 김태훈에게도 안타를 맞자 SSG 벤치가 움직였다. 믿었던 투수가 3회도 채우지 못하고 끌려가는 상황에서 물러난 건 향후 시리즈 전개를 고려할 때에도 SSG엔 뼈아픈 결과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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