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시 확실한 믿음엔 이유가 있었다. 김건우(23·SSG 랜더스)가 왜 자신이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 선발로 나섰는지를 강렬한 임팩트로 증명해냈다.
김건우는 11일 오후 2시부터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에 선발로 나서 경기 개시 후 6타자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시작이 좋았다. 이번 가을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뽐내고 있는 이재현을 상대로 1-2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고도 풀카운트 승부가 이어졌으나 존 바깥쪽을 향하는 빠른 공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김성윤을 상대로는 더 자신감을 찾은 듯 과감히 공을 뿌렸다. 1구 번트 타구가 파울이 됐고 2구는 슬라이더에 헛스윙, 3구 보더라인에 걸치는 직구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구자욱도 예외는 없었다. 이번에도 결정구는 직구였다. 몸쪽 꽉찬 시속 148㎞ 직구로 구자욱의 방망이를 헛돌게 했다. KKK로 완벽하게 1회를 마쳤다.
2회에도 무서운 기세를 이어갔다. 50홈런 타자 르윈 디아즈를 상대로도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바깥쪽 먼곳에 꽂히는 직구로 디아즈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이어 1차전에서 홈런을 터뜨린 김영웅을 상대로도 삼진을 잡아냈다. 바깥쪽으로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였다. 이날 처음으로 슬라이더로 잡아낸 삼진이었다.
포스트시즌에서 경기 개시 후 5연속 삼진을 잡아낸 건 2018년 넥센과 준PO 2차전에서 한화 샘슨에 이어 김건우가 2번째였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김헌곤이 타석에 들어섰고 김건우는 2구 연속 스트라이크 존에 공을 꽂아넣더니 이번엔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6연속 삼진을 잡아냈다. 역대 가을야구 신기록이 쓰이는 순간이었다.
제물포고를 거쳐 2021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SK 와이번스(SSG 전신) 유니폼을 입은 김건우는 1군에서 단 8경기만 뛴 채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했다.
지난해 전역 후 올 시즌 불펜에서 시작한 김건우는 6월 이후 꾸준히 선발로 출전했고 13경기에서 4승 2패 평균자책점(ERA) 3.22로 안정감을 자랑했다. 특히 정규시즌 막판 2경기에서 보인 임팩트가 강렬했다. 10⅓이닝 동안 3실점(2자책점)만 하며 2연승을 달렸고 KIA 타이거즈전에선 5⅓이닝 동안 12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괴력을 뽐내 준PO 2차전 선발로 낙점됐다.
이숭용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도 취재진과 만나 "일단 건우가 갈 수 있는 데까지 간다"고 믿음을 보였다. 동갑내기 포수 조형우와 호흡을 맞추는데 "페넌트레이스에서의 모습만 보여주면 좋을 것 같다. 둘이 합이 잘 맞았다. (고)명준이도 있고 (조)병현이도 있고 굉장히 각별하게 해서 그러한 끈끈함이 있더라"며 "그래서 웬만하면 건우를 쓸 때는 형우를 앉힌 것도 있다. 형우도 이제 한 경기를 해봤기 때문에 조금 여유로워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페넌트레이스에 보면 알겠지만 위기 때 강했다. 어떤 터닝 포인트라고 생각되면 저희가 그걸 잘 딛고 일어났기 때문에 오늘도 건우하고 나간 선수들이 잘할 거라고 저는 믿고 있다"고 전했고 김건우는 완벽한 임팩트로 사령탑의 믿음에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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