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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연주 때마다 눈물' 日 감독→선수들도 A매치 비장하게 뛴다 [이종성의 스포츠 문화&산업]

발행:
이종성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2023년 9월 독일과 원정 친선경기를 앞두고 국가를 부르고 있다. /AFPBBNews=뉴스1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2023년 9월 독일과 원정 친선경기를 앞두고 국가를 부르고 있다. /AFPBBNews=뉴스1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축구대표팀 감독. /AFPBBNews=뉴스1

지난 10일 한국을 5-0으로 대파한 브라질이 14일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평가전에서 2-3으로 역전패했다.


4일 전 한국전에 비해 브라질의 전방 압박 강도는 다소 느슨했다. 일본이 0-2로 끌려가던 순간 터져 나온 만회 골도 브라질 수비수가 페널티 박스에서 미끄러지면서 발생했다. 브라질 대표팀과 역대 14번째 A매치에서 감격적인 첫 승리를 기록한 일본에는 이처럼 다소 운이 따랐다.


하지만 일본은 브라질이 순간적인 압박을 하는 순간 허둥지둥 대지 않고 패스와 개인 돌파로 이를 뚫어내는 능력이 뛰어났다. 특히 후반 들어 좁은 공간에서 이뤄진 일본의 패스가 정교하게 이어지면서 브라질 수비 라인은 뒷걸음질 쳤다.


이는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19위로 브라질(6위)보다 13계단 아래인 일본이 역전승을 거두게 된 원동력이 됐다. 지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독일과 스페인을 제압해 세계 축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일본은 이번 브라질전 승리로 이젠 세계적 축구 강국을 위협하는 '강호 킬러'로서 입지를 굳혔다.


일본 대표팀은 두려움 없는 기술 축구를 추구한다. 일본 축구가 세계적 강호들과 경기에서 두려움 없는 축구를 할 수 있는 비결은 유럽파에 있다. 이들이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과감하게 유럽 무대로 나가 실력 향상은 물론 자신감을 쌓아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0일과 14일 각각 파라과이와 브라질을 상대한 일본 국가대표팀 26명의 스쿼드 중에는 유럽파가 20명이나 포함돼 있다.


일본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14일 브라질을 꺾은 뒤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아울러 일본 대표 선수들은 축구 A매치에 임할 때 비장한 각오를 다지고 있다. 여기에는 일본 대표팀 모리야스 하지메(59) 감독의 영향이 크다.


모리야스 감독은 무명에 가까운 선수였다. 1992년 일본 국가대표팀에 선발됐을 때 그의 이름을 정확하게 발음할 수 있는 동료들이 거의 없었을 정도다. 하지만 그는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성실하고 이타적인 플레이 스타일을 갖고 있어 대표팀에 선발됐다.


모리야스는 1994년 미국 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이라크와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일본은 경기 막판 동점을 허용해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 기회를 놓쳤다. 반대로 한국은 이라크의 동점골 덕분에 미국 월드컵 본선에 나갈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예선전은 한국에는 '도하의 기적'이었고 일본에는 '도하의 비극'이 됐다.


모리야스 감독은 이라크와 경기가 끝난 뒤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가 일본 국가대표팀 감독이 된 이후 A매치가 펼쳐질 때마다 일본 국가가 연주될 때 눈물을 흘리는 습관도 이때부터 비롯됐다.


14일 일본에 패한 브라질 선수들이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AFPBBNews=뉴스1

그의 눈물에 대해 축구팬들은 반응은 뜨겁다. 애국심의 표현이라는 평가부터 국가대표팀 축구 경기에 대한 진정성이 보인다는 게 일본 축구팬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일본 대표팀 선수들도 그의 이같은 결연한 의지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모리야스의 눈물은 일본 대표팀을 비장한 각오 속에서 경기에 임하게 하는 힘의 원천이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에 출전하는 일본 대표팀은 역대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브라질전 승리로 일본의 FIFA 랭킹은 현재 19위에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번 파라과이, 브라질과 평가전에서 부상으로 소집명단에서 제외된 일본 축구의 에이스이자 드리블 장인(匠人) 미토마 카오루(28·브라이튼)가 월드컵 본선에 합류한다면 일본 축구는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일본은 브라질을 제압하면서 북중미 월드컵에 대한 큰 자신감을 얻게 됐다. 세계 최고 수준의 팀과 월드컵에서 격돌했을 때도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은 두려움 없는 기술 축구를 표방하는 '모리야스 호'에 튼튼한 돛이 된 셈이다.


이종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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