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C바르셀로나에서 동남아시아 혼혈 유망주가 깜짝 등장했다. 필리핀 출신의 어머니를 둔 드로 페르난데스(17)가 유럽 대항전에서 깜짝 선발 데뷔해 맹활약을 펼쳤다.
바르셀로나는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에스타디 올림피크 루이스 콤파냐스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3차전에서 올림피아코스(그리스)를 6-1로 크게 이겼다.
지난 파리 생제르망(프랑스)와 경기에서 1-2로 패했던 바르셀로나는 올림피아코스전에서 승전고를 울리며 2승 1패로 상위권 경쟁을 이어나갔다.
한지 플릭 바르셀로나 감독은 올림피아코스전에서 17세 유망주를 선발로 내세우는 파격 선택을 했다. 페르난데스는 4-2-3-1 포메이션의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았다. 영국 'BBC'도 "페르난데스의 UCL 깜짝 선발 데뷔"라고 놀라워했다.
경기 초반부터 바르셀로나가 주도권을 잡았다. 전반 7분 라민 야말의 슈팅을 골키퍼 촐라키스가 막아냈지만 공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페르민 로페스가 쇄도하며 선제골을 기록했다.
이후 30분 깜짝 선발로 나선 17세 미드필더 페르난데스가 전진 패스를 찔러 넣었고, 이를 받은 로페스가 수비 사이로 파고들며 왼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완성했다.
페르난데스는 이날이 유럽 무대 데뷔전이었다. 플릭 감독이 지난달 일본 프리시즌 투어에 포함한 라 마시아 출신 7명 중 한 명으로, 팀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하피냐, 다니 올모 등이 모두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플릭 감독은 부상이 확인된 페란 토레스의 복귀를 서두르지 않고 17세 신예에게 기회를 줬다.
스페인 북서부 갈리시아 지방 니그란 출신의 페르난데스는 2022년 발 미노르 니그란에서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뒤, 15세 이하 대표팀에서 두각을 나타낸 유망주다.
필리핀 혈통을 지닌 페르난데스는 스페인 청소년 대표팀에 발탁되는 등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 9월 레알 소시에다드전 스페인 라리가 데뷔전 당시에는 선발로 나서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됐다. 올림피아코스전에서 보여준 뛰어난 경기력은 페르난데스가 바르셀로나 1군팀에서도 경쟁할 자원임을 입증했다. 'BBC'를 비롯해 스페인, 아시아 복수 매체가 페르난데스의 올림피아코스전 맹활약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후반 들어 올림피아코스가 잠시 반격에 나섰다. 엘 카비의 헤딩골이 VAR 판독 끝에 취소됐고, 직후 에릭 가르시아의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이 선언돼 엘 카비가 이를 성공시켰다.
하지만 3분 뒤 산티아고 헤세가 로페스를 가격하며 두 번째 경고로 퇴장당하자, 경기 균형은 완전히 무너졌다.
바르셀로나는 수적 우위를 놓치지 않았다. 후반 24분 래시포드가 직접 얻은 페널티킥을 야말이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3-1로 달아났다. 6분 뒤 래시포드는 추가골을 넣었다. 곧이어 로페스가 페널티박스 외곽에서 왼발로 감아 차며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이후 바르셀로나는 래시포드의 쐐기골까지 더하며 6-1 대승을 거뒀다.
래시포드는 이날 멀티골로 UCL 3경기 4골을 기록하며 확실한 공격의 축으로 자리 잡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37경기에서 단 한 차례만 멀티골을 기록했던 그는, 바르셀로나 이적 후 단 3경기 만에 두 차례 두 골 이상을 터뜨리며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한편 바르셀로나가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6골을 넣은 것은 2017년 PSG전 6-1 승리 이후 8년 만이다. 올림피아코스는 승점 1점에 그치며 원정 12연패의 부진을 이어갔다.
분위기를 끌어올린 바르셀로나는 오는 27일 엘 클라시코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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