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 그대로 '영웅'이 될 준비는 끝났다. 플레이오프 들어 쾌조의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는 김영웅(22·삼성 라이온즈)이 위기의 팀을 구하러 나선다.
김영웅은 2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리는 한화 이글스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플레이오프(PO)를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삼성은 3차전까지 1승 2패로 밀리고 있다. 대전에서 열린 1, 2차전에서 상대 원투펀치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를 공략, 1승 1패를 거뒀다. 하지만 홈으로 돌아온 3차전에서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가 흔들리면서 4-5 한 점 차 석패를 기록했다. 이제 삼성은 1패만 추가하면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이어진 가을야구 여정이 끝난다.
그래도 김영웅만큼은 좋은 모습을 보였다. 팀의 5번 타자 겸 3루수로 출전한 그는 3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2회 첫 번째 타석에서 1루수 땅볼로 물러났던 그는 4회말 1사 1, 2루에서 류현진의 실투성 체인지업을 공략, 우월 스리런 홈런을 터트렸다. 3-2로 역전하는 점수를 만들었다. 그는 6회 볼넷에 이어 8회에는 중전안타로 멀티히트를 만들었다.
다음날 취재진과 만난 김영웅은 "팀이 지고 있는 상황이었고, 류현진 선배님이 첫 타석에 체인지업을 던져서 아웃이 됐다. 그래서 뭔가 직구는 안 던질 것 같아서 초구에 느린 변화구를 생각하고 들어갔었는데 그게 맞아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배트를 휙 던지며 기쁨을 표현한 데 대해서는 "도파민이 터져 완전 좋았다"며 웃었다.
김영웅은 지난해에도 류현진에게 홈런을 뽑아낸 기억이 있다. 그는 "그때는 아마 직구를 쳤을 거다. 그래서 뭔가 변화구를 던지실 것 같았다"고 했다.
이번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김영웅은 10타수 6안타, 타율 0.600, 1홈런 6타점, 3볼넷, OPS 1.692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준플레이오프 막판 허리 통증으로 결장했음에도 곧바로 타격감을 회복했다. 그는 "(준플레이오프) 한 경기 쉬고, 또 이틀 쉬니까 체력이 회복된 느낌을 받았다"고 비결을 전했다.
주로 5번 타순으로 출전 중인 김영웅은 홈런왕 르윈 디아즈 바로 뒤에서 나온다. 그는 "디아즈가 올해 너무 좋고, 범접할 수 없는 성적을 냈다"며 "시즌 때도 디아즈가 앞에서 홈런을 치면 괜히 어깨에 힘이 들어갔는데, 포스트시즌에서도 올라갈 수록 디아즈를 거르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디아즈를) 거르고 내가 치면 또 못 거를 거 아닌가. 그런 생각도 있다"고 얘기했다.
삼성은 이번 가을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피업셋 위기도 있었지만, 3위 SSG 랜더스를 오히려 준플레이오프에서 3승 1패로 누르고 업셋에 성공했다. 비록 플레이오프에서는 밀리고 있지만, 아직 시리즈가 끝난 건 이니다.
"항상 똑같다. 편하게 즐기면서 하자고 선수들끼리 말했다"고 전한 김영웅은 "솔직히 재밌기도 하고 지기도 싫다. '무조건 이겨야겠다' 하면 긴장되니까, 그것보다는 그냥 편하게 하는 게 기량이 다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삼성 타자들은 한화 투수들을 잘 공략했지만, 유독 문동주에게는 1차전과 3차전 모두 침묵했다. 동갑내기 친구인 김영웅은 "동주가 마운드에 올라가면 성격도 그렇고 다른 사람이 되더라. 다른 투수들과는 기세가 다르더라"고 했다. 그래도 '공이 더 무섭던가'라는 물음에는 "그건 아니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김영웅은 4차전에서도 5번 타순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한화 선발 정우주에게는 홈런을 뽑아낸 기억이 있다. 그는 "정우주가 직구가 진짜 좋더라. 떠오르는 느낌이라 눌러쳐야 된다는 생각이 강하다"며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삼성은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6경기째 대구에서 홈 게임을 펼치고 있다. 김영웅은 "(팬들에게) 항상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삼성 팬들은 파란색 옷을 입고 3루 쪽 홈 관중석을 가득 채웠는데, 이에 대해 그는 "내가 3루수다 보니 더 잘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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