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1승 1패 후 LA 다저스의 안방으로 향한다. 시리즈 향방을 가져오기 위해선 맥스 셔저(41·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챔피언십시리즈 때와 마찬가지로 드라마 같은 장면을 다시 연출할 수 있을까.
셔저는 28일 오전 9시(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다저스와 2025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셔저는 앞서 지난 17일 시애틀 매리너스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4차전에 등판해 2008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제이미 모이어(당시 45세) 이후 포스트시즌 최고령 선발 투수로 이름을 올렸는데 월드시리즈에서도 다시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2008년 커리어를 시작해 통산 221승(117패)을 기록한 셔저는 3차례나 사이영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전설적인 투수다. 통산 탈삼진도 3489개에 달한다. 커리어 피안타율은 0.222, 이닝당 출루허용(WHIP)는 1.08에 불과하다.
다만 올 시즌 확연한 내리막길을 걸었다. 올 시즌 17경기에서 85이닝을 소화하며 5승 5패, 평균자책점(ERA) 5.19를 기록했다. 9월 3경기에서 3패, ERA는 10.20까지 치솟았다. 가을야구에 대한 전망도 밝지 않았다.
엔트리에는 올랐지만 줄곧 벤치를 지키던 셔저는 1승 2패로 밀려 있던 지난 17일 시애틀와 ALCS 4차전에 선발 등판해 홈런을 맞으며 2실점하긴 했지만 87구를 던져 5⅔이닝을 소화했다. 야구 팬들을 감동시키는 역투였고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이 교체를 위해 마운드에 올라가자 무서운 눈빛으로 노려보며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그만큼 여전히 강렬한 투쟁심과 빅게임 피처의 면모를 읽어볼 수 있었던 장면이었고 그렇기에 팬들은 더 열광했다. MLB닷컴에 따르면 슈나이더 감독도 "일년 내내 이걸 기다려왔다"고 흐뭇함을 보였다.
MLB닷컴도 월드시리즈 3차전에 주목해야 할 이야기를 소개하며 가장 먼저 셔저의 이름을 언급했다. MLB닷컴은 "선수 생활이 끝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그 순간에 팀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은 정말 멋졌다"고 전했다.
다만 시애틀과 다저스는 또 다르다. 오타니 쇼헤이라는 거대한 산도 있다. MLB닷컴도 "맥스, 화내지 말라. 마운드에 있던 '옛날' 셔저라고 보는 건 여전히 무리일 것"이라며 ALBCS의 호투에도 과거보다 지배력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다저스와 인연도 특별하다. 2021년 우승 청부사라는 특명과 함께 트레이드로 다저스 유니폼을 셔저는 당시 가을야구 4경기에서 16⅔이닝을 책임지며 0승 1패, ERA 2.16으로 호투를 펼쳤는데 결국 월드시리즈 무대엔 오르지 못했다. 다저스가 당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2승 4패로 져 탈락했기 때문이다.
다저스를 상대로도 토론토를 우승트로피에 한 발 가까이 전진시키기 위해서는 최우수선수(MVP) 삼총사를 넘어서야 한다. 다저스엔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를 비롯해 프레디 프리먼, 무키 베츠까지 무게감이 엄청난 스타들이 대기하고 있다.
물론 이들이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21타수 4안타 2타점으로 아직까진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건 변수다. 오타니는 이번 가을 극심한 부진을 겪다 NLCS에서 3개의 홈런을 쏘아올리며 시리즈 MVP에 올랐지만 월드시리즈에 와서는 타율 0.250(8타수 2안타)에 그치고 있을 뿐이다. 프리먼(6타수 1안타)와 베츠(7타수 1안타)의 부진은 더 뼈아프다.
결국 다저스의 반격 카드 또한 선발진에 있다. 1차전에선 블레이크 스넬이 5이닝 5실점(3자책)으로 무너뜨리고 11-4 대승을 거뒀는데 2차전에선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완투에 막혀 1점만 뽑아내며 고개를 떨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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