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축구 K리그2 챔피언' 인천 유나이티드가 이제는 유종의 미에 도전한다. 시즌 내내 달려온 K리그2 우승과 K리그1 승격 목표를 달성한 만큼 이제 부담은 없어졌지만, 그렇다고 남은 시즌을 소홀히 치를 계획은 없다.
지난 26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경남FC전 3-0 완승으로 남은 K리그2 3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우승과 승격을 확정한 인천은 이틀간 선수단 휴식 후 29일부터 다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휴식이 하루 늘었을 뿐, 부상 선수들을 제외하면 가용한 선수단이 모두 평소와 마찬가지로 주말 경기를 준비 중이다.
시즌 가장 큰 목표를 달성한 만큼 동기부여가 크게 떨어진 건 사실이나 그렇다고 잔여 일정을 소홀하게 치를 생각은 없다. 인천은 내달 2일 부산 아이파크전(홈), 8일 전남 드래곤즈전(원정)을 잇따라 치른다. 23일엔 충북청주와 시즌 최종전이 안방에서 열린다. 충북청주전을 마친 뒤엔 K리그2 우승 세리머니도 예정돼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첫 2연전 상대인 부산, 전남은 각각 K리그2 7위와 4위로 승격을 위한 K리그2 플레이오프(PO)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대들이다. 물론 상대인 두 팀 입장에선 인천이 힘을 빼기를 바라는 게 사실이겠으나, 실제 인천이 동기부여가 떨어져 무기력한 경기력과 결과에 그친다면 시즌 막판 K리그2 PO 판도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자칫 다른 경쟁팀들 사이에선 뒷말이 나올 수도 있다.
윤정환 감독 역시도 이 부분을 신경 쓰고 있다. 그는 경남전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남은 3경기를 어떻게 치를지 고민해야 하지만, 소홀히 할 수는 없는 경기다. 마지막까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부산도, 전남도 PO에 걸려 있는 팀들이다. 선수들이 목적을 달성한 만큼 풀어지는 모습은 분명히 있겠지만, 최대한 잘 마무리를 해야 다른 분들한테 나쁜 소리를 듣지 않을 거 같다. 노력해 보겠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다. 팀의 목표를 달성한 만큼, 이제는 개인 기록들에 욕심을 낼 시기다. 무고사는 지난해 K리그1 득점왕에 이어 올해는 K리그2 득점왕 타이틀에 도전한다. 그는 20골로 2위 후이즈(성남FC)에 4골 앞서 있다. 남은 경기 수를 고려하면 여유가 있는 격차지만, 후이즈의 멀티골 등이 나오면 격차는 금세 줄어든다. 추가 득점이 나와야 득점왕 타이틀에 쐐기를 박을 수 있다.
리그 도움 2위 제르소(10개) 역시 마찬가지다. 에울레르(서울 이랜드)를 1개 차로 쫓고 있는 제르소는 남은 3경기를 통해 도움왕 타이틀에 도전한다. 개수가 같으면 경기 수, 출전 시간 등을 따져야 하는데, 제르소와 에울레르의 출전 경기 수는 같고 출전 시간은 제르소가 500분 가까이 더 많은 만큼 개수 역전이 필요하다. 2023년 K리그1 베스트11을 제외하고 기록상 타이틀은 첫 도전인 만큼, 개인적인 동기부여가 있다.
센터백 김건희 역시도 남은 3경기 출전 시간에 따라 '전 경기 풀타임 출전' 대기록을 쓸 수 있다. 김건희는 앞서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도 "(우승이 확정된다면) 욕심을 내서 마지막까지 뛰고 싶다"며 전 경기 풀타임 출전 기록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무고사 파트너' 박승호 역시 영플레이어상에 쐐기를 박을 수 있는 '두 자릿수 득점'에 단 1골 만을 남겨두고 있다.
물론 팀 사정상 그동안 많은 출전 기회를 받지 못했던 선수들에게는 이전보다 더 폭넓게 기회를 줄 가능성이 있다. 이 과정에서 가능성과 경쟁력을 보여주는 새로운 선수가 더 나온다면 인천 입장에선 더할 나위 없는 시즌 마무리가 될 수 있다.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기면 승점 86점으로 2022시즌 광주FC의 K리그2 한 시즌 최다 승점 타이도 이룬다. 당시 광주는 40경기, 인천은 39경기 만에 거둔 기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 남은 3경기 중 2경기가 홈팬들 앞에서 치러진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프로'라는 점도 인천의 유종의 미를 기대케 하는 요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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