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죽지세다. 디펜딩 챔피언 북한이 우승 후보 일본을 완파하며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여자월드컵 4강에 올랐다.
북한은 2일(한국시간) 모로코 라바트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FIFA U-17 여자월드컵 8강전에서 일본을 5-1로 제압했다.
전반 1분도 되지 않아 김원심이 선제골을 터뜨리며 기선을 제압했고, 6분 뒤 리의경의 추가골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일본은 나카무라가 한 골을 만회했지만 경기의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22분 김수림의 코너킥을 유종향이 머리로 마무리하며 3-1로 벌어졌다. 후반 들어서도 북한의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28분 김원심이 개인 돌파로 네 번째 골을 넣었고, 추가시간 리의경이 윤진아의 코너킥을 헤더로 연결하며 5-1 대승을 완성했다.
FIFA에 따르면 이날 경기의 최우수 선수는 두 골을 넣은 김원심이 선정됐다. 김원심은 "골은 나 혼자만의 목표가 아니라 팀 전체의 목표였다. 승리를 위해 더 많은 골을 넣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송진 북한 감독은 경기 후 "일본은 세계 최강 팀 중 하나다. 우리 선수들이 경기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했기에 가능한 승리였다"고 말했다.
패장 사다요시 시라이 일본 감독은 "상대가 훨씬 강했다. 다섯 골을 내줬지만 우리 선수들도 수비와 빌드업에서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이제 4강에서 브라질과 결승 진출을 다툰다. 결승에 오를 경우 네덜란드와 멕시코의 준결승 경기 승자와 트로피를 놓고 맞붙게 된다.
북한은 앞서 16강전에서도 개최국 모로코를 6-1로 완파했다. 전반 3분 유종향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김원심, 리경임의 연속 득점과 자책골까지 더해 전반에만 4골을 넣었고, 후반에는 리진아와 유종향이 추가골을 터뜨리며 대승을 완성했다. 박송진 감독은 "선수들이 아직 어리지만 대회가 거듭될수록 전술 이해도와 정신력이 성장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일본은 16강전에서 콜롬비아를 4-0으로 제압하며 8강에 오르고도 북한의 공세를 막지 못했다. 당시 일본은 후쿠시마 노아의 멀티골과 나카무라의 추가골로 완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탔지만, 8강에서는 경기 초반부터 밀리며 완패했다.
반면 한국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1무 2패로 탈락하며 3회 연속 무승 탈락의 부진을 이어갔다. 고현복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콜롬비아에 0-1로 패하며 E조 3위(승점 1)에 머물러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다.
2010년 트리니다드토바고 대회에서 한국이 사상 첫 FIFA 주관 대회 우승을 차지한 이후 15년이 지난 현재 북한과 일본이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사이 한국 여자축구는 뚜렷한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북한은 이번 대회에서 2008년, 2016년, 2024년에 이어 통산 네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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