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25세 선수에겐 버거울 수 있는 많은 짐을 짊어졌다. 김우진(25·대전 삼성화재)이 많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팀의 에이스로 성장해나가고 있다.
김우진은 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의정부 KB손해보험과 2025~2026 진에어 V리그 홈경기에서 블로킹과 서브 2득점씩을 포함해 18득점, 공격 성공률 70%로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창단 30주년을 맞아 팀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신치용 전 감독과 신진식, 김세진, 박철우, 신선호 등이 현장을 모두 찾았다. 최하위로 떨어진 과거의 명가의 주장은 반드시 승리를 가져와야 하는 책임감을 떠안고 경기에 나섰다.
경기 전 김상우 감독은 직전 경기 올 시즌 들어 첫 한 자릿수 득점에 그친 김우진에 대해 "경험이 부족한 것 같다. 경험이 쌓이면 쌓인 대로 신체적인 밸런스가 올라와야 하는데 그런 부분들이 맞지 않는 것 같다"며 "김우진이 올 시즌 처음으로 아웃사이드 히터 주전으로 들어가는데 적응하고 리듬도 맞춰가고 나머지 자리도 경기력이 올라가 돌아간다면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팀에 첫 득점을 안긴 김우진은 하늘 높이 날아오르며 포효를 했다. 특별한 날, 경기장을 찾은 많은 팬들과 레전드들 앞에서 다같이 승리를 챙겨보자는 듯 선수들의 기를 북돋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였다. 이어 서브 에이스를 만들어낸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1세트에만 5득점, 공격 성공률 75%로 날아오른 김우진은 예상을 깨고 선두 도약에 나선 KB손해보험을 상대로 1세트를 압도하는 면모를 보여줬고 2세트에도 24-25로 뒤진 상황에서 퀵오픈을 성공시키며 승부를 다시 듀스로 돌렸고 26-25로 앞선 상황에선 임성진의 오픈을 가로막으며 팀에 한 세트를 더 안겨줬다.
3세트는 내줬지만 다시 4세트 힘을 냈고 미힐 아히(등록명 아히)와 함께 팀 내에서 가장 많은 5점을 내며 기분 좋은 승리를 안겼다.
김상우 감독도 미소지었다. 경기 후 "공격 성공률 70%가 나왔다. 리시브에선 조금 힘들었지만 아히 반대쪽에서 때려주느냐, 못 때려주느냐가 굉장히 크다"며 "본인 역할을 했고 성공률 도 높았다. 경험이 적어 계속 이런 걸 쌓아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우진도 "너무 많은 임원분들과 관중들 앞에서 승리를 챙길 수 있어 특별하다"며 "부담되는 경기였는데 경기 전부터 감독님도 이런 큰 경기에 잘할 수 있는 선수가 돼야 한다고 말씀해주셨다. 부담감은 안고 했지만 할 수 있는, 잘할 수 있는 걸 하려고 집중했다"고 밝혔다.
어린 선수들이 즐비한 팀에서 주장까지 맡게 됐다. 그래서 더 의욕적으로 솔선수범하고 있다. 김우진은 "안 풀릴 때 보면 분위기가 안사는 것 같아서 처음부터 뛰어다니고 제스처도 크게 하려고 했다"며 "들어가면 선수들에게 자신 있게 하라고 했고 워낙 잘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부담주려고 하기보다는 자신있게 하라고 말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선수들이 많이 어린데 어려도 시너지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 안 죽고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래서 더 파이팅도 더 크게 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희대를 거쳐 2020~2021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5순위로 삼성화재에 입단한 김우진은 아웃사이드 히터로 입단해 그리 많은 기회를 얻지 못하다가 군 입대를 택했고 지난 시즌엔 아포짓 스파이커로 활약했다. 올 시즌엔 다시 아웃사이드 히터로 돌아왔고 프로에서 처음으로 주전 자리를 꿰찼다. 잦은 변화와 급격히 달라진 팀 내 위상으로 인해 아직은 적응기를 갖고 있다.
주장을 맡았지만 스스로도 더 성장해 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김우진은 "경기하면서 느낀 게 공격에서 풀어나가야지 리듬이 찾아지는 느낌이다. 세터 도산지에게 경기 전부터 많이 올려달라면서 공격적으로 힘을 싣고 때려보겠다고 했다. 처음부터 책임감 있게 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포지션을 오가며 아직은 혼란기를 겪고 있지만 순조롭게 적응 중이다. 김우진은 "적응 정도는 60~70%라고 생각한다. 작년에 아포짓으로 많이 뛰어서 터득했는데 올해는 레프트로 뛰면서 리시브도 해야 하고 공격 위치도 달라졌다. 아직은 피드백을 받고 있다. 최대한 스타일을 찾을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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