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강인(24·파리 생제르맹)과 조규성(27·미트윌란)이 대표팀에서 오랜만에 호흡을 맞춘다. 한때 좋은 호흡을 자랑했던 만큼 서로가 반가운 재회다. 홍명보호에 새롭게 자리 잡을 수 있는 강력한 공격 조합이기도 하다.
이강인과 조규성은 오는 14일 볼리비아전(대전월드컵경기장), 18일 가나전(서울월드컵경기장)에 나설 11월 축구 대표팀 명단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무릎 수술 이후 합병증으로 대표팀에서 멀어졌던 조규성이 대표팀에 복귀하면서 무려 1년 8개월 만에 대표팀에서 재회하게 됐다.
둘은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 시절부터 호흡을 맞췄다. 벤투 감독 체제에선 이강인이 중용을 받지 못했지만, 벤투 감독 체제 후반부였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가나전에서 이강인의 크로스를 조규성이 헤더골로 연결하면서 첫 합작골을 만들어냈다.
이후에도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 시절 싱가포르와의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도 이강인의 크로스를 조규성이 문전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한 뒤 함께 기뻐했다. 이처럼 조규성을 향한 이강인의 날카로운 왼발은 한국 대표팀의 강력한 공격 루트 중 하나였다.
다만 조규성이 대표팀에서 제외되면서 한동안 둘의 호흡을 볼 일이 없었다. 그 사이 이강인은 클린스만 감독과 황선홍·김도훈 임시 감독, 그리고 홍명보 감독 체제로 넘어오면서 대표팀의 핵심 자원으로 자리잡았다. 홍명보 감독 부임 이후 초반 10경기에서 1골 2도움에 그치면서 공격 포인트 수가 급감해 아쉬움도 남겼지만, 최근 3경기에선 2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다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규성의 대표팀 복귀는 서로에게 반갑다. 우선 돌아온 조규성은 가장 호흡이 잘 맞았던 이강인의 존재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1년 넘게 재활에 전념한 만큼 경기 감각이 아직 완전히 올라오지 않았고 대표팀 적응도 필요하지만, 이 시간을 가장 효과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는 건 결국 '골'이기 때문이다.
이강인 역시도 마찬가지다. 손흥민(33·로스앤젤레스FC)뿐만 아니라 최근 동갑내기 오현규(24·KRC헹크)와 호흡이 잘 맞아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조규성의 가세로 선택지가 더 다양해질 수 있다. 특히 최근 문전에서 받아줄 선수가 없어 이강인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무위로 돌아간 장면들이 적지 않았는데, 조규성이 전방에 포진한다면 이강인의 황금 왼발이 더 빛날 수 있다.
변수는 조규성이 과연 얼마나 출전 시간을 받느냐다. 홍명보 감독은 "이번 소집에는 많은 기대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선수에게도 부담이 될 것"이라며 이번 조규성의 소집 배경을 즉시 전력 활용보다는 대표팀 적응 차원에 더 무게를 실은 상태다. 다만 "몇 분이라도 뛰고 싶다"며 A매치 출전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조규성의 바람대로 그라운드에 나설 기회가 주어지고, 이 과정에서 예전처럼 이강인과 좋은 호흡까지 보여준다면 홍명보호에도 반가운 일이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통했던 것처럼 현 대표팀에서도 강력한 새 무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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