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 서포터스가 최근 전북 외국인 코치의 인종차별을 일방적으로 주장하며 입장문을 낸 한국프로축구심판협의회를 강력 비판하는 성명문을 발표했다. 심판협의회의 인종차별 입장문 철회 및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의 징계 절차 철회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향후 모든 경기에서 명확한 비판 목소리를 내는 등 집단행동도 불사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전북 현대 서포터스 연합 '매드 그린 보이즈(MAD GREEN BOYS·MGB)' 측은 13일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심판협의회가 최근 내린 인종차별 관련 징계 회부 결정에 대해 강한 유감과 분노를 표하며, 심판협의회의 일련의 비상식적이고 무책임한 작태를 강력히 규탄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MGB 측은 "올해 늘어난 오심으로 인해 선수단 및 많은 팬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구단 스태프에 대한 징계 회부 결정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처사이며, 심판위원회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추후 이러한 불공정한 일이 절대로 재발해서는 안 됨을 엄중히 경고한다. 특히 지난 국정감사에서 심판위원장(문진희·대한축구협회)이 재발 방지를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발언에 진정성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MGB 측은 ▲심판협의회의 인종차별 관련 입장문 즉시 철회 ▲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의 해당 징계 절차 철회 ▲공정성을 위한 대한축구협회·프로축구연맹의 제도적 개선책 마련을 요구했다.
MGB 측은 "위 사항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향후 모든 경기에서 부당한 판정에 대해 명확한 비판의 목소리를 낼 것이며, 필요하다면 구단의 권익 보호와 축구계의 공정성 확립을 위해 집단행동도 불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북 서포터스 연합은 "다시 한번 강조한다. 권위는 스스로 주장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공정하고 책임감 있는 판단과 행동을 통해 비로소 선수와 관중으로부터 부여받는 것"이라며 "공정함이 결여된 권위는 공허하며, 책임이 따르지 않는 권력은 결코 팬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심판협의회는 지난 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대전하나시티즌의 경기 도중 아르헨티나 출신의 전북 타노스 코치가 김우성 심판을 향해 인종차별 행위를 했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13일 발표했다. 심판 판정에 대해 거세게 항의하던 타노스 코치가 손가락으로 두 눈을 찢는 동양인 인종차별 제스처를 취했다는 게 심판협의회 측 일방 주장이었다.
당시 타노스 코치의 행위를 '심판을 향해 인종차별 행위 및 비하 발언을 한 사건'으로 규정한 심판협의회는 "심판 개인에 대한 모욕을 넘어 축구계 전체의 윤리 및 인권 존중 원칙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해당 코치 및 소속 구단에 대한 즉각 징계 절차 착수 및 결과 공개 ▲피해 심판에 대한 공식 사과 및 보호 조치 시행 ▲향후 모든 구단 및 지도자를 대상으로 한 인권·윤리 교육 강화 프로그램 마련 ▲유사 사건 재발 시 무관용 원칙에 따른 최고 수위의 제재 적용을 연맹과 협회에 요구했다.
다만 타노스 코치의 제스처를 심판협의회가 '인종차별 행위'로 빠르게 단정지은 점, 올 시즌 각종 오심 논란 등에 대해서는 침묵하던 심판진이 정작 자신들의 피해에는 빠른 입장문 발표에 징계 결과 공개 요구까지 한 점을 두고는 오히려 역풍도 불었다. 전북 구단 측은 당시 타노스 코치의 행위를 "인종차별 의도가 아닌 '직접 눈으로 보지 않았느냐'는 의미였다.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연맹은 전북 구단으로부터 당시 타노스 코치의 거센 항의 과정 전반에 걸친 경위서를 제출받았다. 연맹 내부에서는 우선 독립 기관인 상벌위원회에 회부해 상벌위 판단을 받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전북 서포터스 연합도 즉각 성명을 내고 심판협의회를 향한 규탄뿐만 아니라 연맹 상벌위의 징계 절차 철회도 요구하는 등 강력하게 맞서고 있다. 상벌위 회부 여부가 14일 최종 결정되면 구단에도 통보가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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