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 불펜 투수들의 경쟁력이 나타났다."
류지현(54) 한국 야구 대표팀 감독은 체코와 K-베이스볼 시리즈 2연전을 모두 승리로 마친 뒤 이 같은 평가를 내렸다.
한국은 지난 8일과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체코와 2연전에서 3-0, 11-1로 이겼다.
특히나 마운드는 14명이 등판해 단 1실점만 허용하며 탄탄한 면모를 보였다. 그 와중에도 신성들의 씩씩한 투구가 빛났던 두 경기였다.
체코는 대표팀이 오는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리그에서 만날 팀으로 성향을 파악하고 완벽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특히나 체코 타선을 꽁꽁 얼어붙게 만든 투수들의 활약이 빛났다. 특히나 점수를 내준 건 2차전에서 ⅔이닝 동안 1피안타 2사사구 1실점한 김서현(21·한화)이 유일했다. 김영우(20·LG)와 정우주(19·한화), 이로운(21)과 조병현(23·이상 SSG), 이호성(21)과 배찬승(19·삼성), 이민석(22·롯데), 성영탁(21·KIA), 김택연(20·두산) 등 영건들의 무실점 투구가 돋보였다.
특히나 1이닝을 KKK로 돌려세운 김택연과 2차전 위기 상황에서 등판해 1⅓이닝 피안타 없이 무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펼친 정우주의 피칭은 눈길을 사로잡았다.
확실한 선발 투수가 없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불펜진은 다르다. 올 시즌 구원왕 박영현(22·KT)을 시작으로 김서현, 조병현, 김택연, 조병현 등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투수들이 상위권에 포진했다. 여기에 올 시즌 신인 정우주와 배찬승, 성영탁과 김영우까지 모두 약진이 돋보인 시즌이었다.
시속 150㎞ 이상을 뿌리는 투수들이 즐비하고 저마다의 무기를 갖추고 있어 국제 무대에서도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투수들이다.
체코와 전력 차이가 있다고는 해도 태극마크를 달고 나선 경기에서 씩씩하게 제 공을 던졌다는 점만으로도 기대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류 감독은 "이번 국제 경기가 내년에 더 빠른 성장으로도 이어지지 않을까 기대를 한다"고 말했다.
WBC를 앞두고 보다 좋은 기회가 될 경기가 일본과 2연전이다. 대표팀은 이미 일본으로 넘어갔고 15일과 16일 도쿄돔에서 두 차례 한일전을 치른다.
일본 또한 한국과 WBC 조별리그에서 격돌할 팀으로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사키 로키(이상 LA 다저스) 등 빅리거들은 합류하지 않지만 KBO리그보다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는 일본프로야구(NPB)이기에 경쟁력이 뛰어난 타자들을 상대하고 우수한 투수들의 투구를 보면서 많은 걸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내년 WBC에서 통할 수 있는 투수들을 가려낼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은 일본과 2연전을 마친 뒤 내년 1월 사이판에서 1차 캠프를 차린다. 이 또한 최종엔트리라고 볼 수는 없지만 1차적으로 옥석을 가려내야 하는 상황에서 한일전은 평가의 무대가 될 전망이다.
모두 기량도 뛰어나고 잠재력도 풍부한 선수들이지만 일본을 상대로도 긴장하지 않고 자신의 공을 자신 있게 뿌릴 수 있을지는 다른 문제다. 일본과 두 차례 평가전은 단순히 결과보다 더 많은 것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변별력이 없었던 체코와 2연전에 비해 보다 명확히 희비가 엇갈릴 수 있는 만큼 남다른 각오로 마운드에 오를 전망이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