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공격수 조규성(27·미트윌란)이 A매치 깜짝 복귀전을 치렀다.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이다. 홍명보 감독은 당초 "많은 기대를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며 출전 가능성엔 선을 그었지만, "몇 분이라도 뛰고 싶다"던 조규성의 바람대로 볼리비아전에서 A매치 복귀전이 이뤄졌다. 나아가 조규성은 복귀골까지 터뜨리며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조규성은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와의 축구 국가대표팀 A매치 평가전에서 후반 30분 교체로 출전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지난해 3월 28일 태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이후 598일 만이다.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가나전 멀티골을 통해 대표팀 주축 공격수로 올라섰던 그는 지난 2023~2024시즌을 마친 뒤 무릎 수술 이후 합병증으로 한 시즌을 통으로 쉬었다. 스스로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고 당시를 회상할 만큼 힘겨운 재활의 시간이기도 했다.
조규성은 그러나 1년 3개월이 넘는 재활을 거친 뒤, 소속팀 경기를 통해 기적 같은 복귀전을 치렀다. 빠르게 컨디션을 끌어올린 조규성은 이번 시즌 공식전 16경기 4골로 부활을 알렸고, 홍명보 감독의 부름을 받아 1년 8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했다.
다만 홍명보 감독은 "조규성의 특성은 모두 다 아실 것"이라면서도 "이번 소집에는 많은 기대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선수에게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 오현규(KRC헹크)나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 황희찬(울버햄프턴) 원톱에 설 수 있는 선수도 많았다. 홍 감독은 "대표팀이 좋은 기억을 불러일으켜 자신감을 되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출전보다는 대표팀 소집 자체에 의미를 뒀다.
그래도 조규성은 소속 구단과 인터뷰에서 "단 몇 분이라도 뛰고 싶다"며 A매치 출전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그는 "드디어 대표팀에 돌아왔다. 컨디션도 좋고, 모든 게 완벽하게 느껴진다"며 "나에게는 대표팀 복귀가 큰 의미다. 대표팀에 마지막으로 선발된 게 1년 반도 넘었다. 이제는 내가 돌아왔고, 좋은 컨디션임을 보여줄 때가 됐다"고 했다.
조규성의 간절한 바람에 홍명보 감독이 기회를 줬다. 볼리비아전 후반 30분 교체 출전을 통해 598일 만의 A매치 복귀 기회를 줬다. 조규성은 감격적인 복귀에 만족하지 않았다. 투입 직후부터 최전방에서 부지런하게 뛰며 강력한 전방 압박을 펼치던 조규성은 후반 43분,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가 수비수에 맞고 굴절돼 문전으로 흘렀다. 조규성은 수비수와 치열한 몸싸움을 펼친 끝에 공 소유권을 지켜냈고, 문전에서 슈팅까지 연결했다. 슈팅은 골키퍼에 맞고 굴절된 뒤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598일 만의 A매치 복귀전에서 터뜨린 감격적인 복귀골이었다. 조규성의 A매치 득점은 지난 2024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전 이후 첫 득점이었다.
동료들의 축하가 이어졌다. 손흥민 등 벤치에 앉아있던 선수들도 환하게 웃으며 조규성의 골을 축하했다. 조규성도 포효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한때 축구대표팀 주전 스트라이커의 귀환을 알린 한 방이기도 했다.
한편 이날 한국은 손흥민의 프리킥 선제 득점에 조규성의 추가골을 더해 볼리비아를 2-0으로 완파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오는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나와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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