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도 높은 훈련'이 빈말이 아니었다. 롯데 자이언츠의 마무리훈련이 어느 해보다도 고되게 진행되고 있다.
롯데는 지난 2일부터 일본 미야자키현 휴가시의 오쿠라가하마 구장에서 2026시즌 대비 마무리훈련을 진행 중이다. 4일 훈련, 1일 휴식 턴으로 실시 중인 이번 마무리훈련은 투수 9명, 포수 4명, 내야수 9명, 외야수 5명 등 총 27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올 시즌 롯데는 66승 72패 6무(승률 0.478)의 성적을 거두며 7위로 마감했다. 지난해(0.471)보다 승률은 올랐지만, 94.9%(KBO PS Odds 기준)까지 올라갔던 가을야구 확률이 8월 12연패로 인해 떨어졌다. 결국 8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이에 롯데는 시즌 후 강훈련을 예고했다. 구단은 "이번 마무리 훈련은 2026시즌을 대비해 강도 높게 진행된다"고 밝혔다. 물론 단순히 세게만 하는 건 아니다. 롯데는 "기본 일정 외에도 일본 퍼포먼스 전문 센터 파견, 지바 롯데 마무리 캠프 참가, 대만 및 일본 윈터리그 출전 등 해외 연수 프로그램이 병행된다"고 전했다.
우선 일정 자체도 힘든 편이다. 얼리워크 조가 아침 7시에 식사를 한 뒤 8시 30분경 야구장에 도착한다. 그리고 9시 30분부터 본대가 합류해 오전 훈련을 진행한다. 점심식사 후 오후 훈련이 시작되는데, 공식 일정 외에도 엑스트라 훈련까지 소화한다. 잠시 숙소로 돌아가 휴식을 취한 뒤에는 저녁 7시부터 야간훈련을 실시한다. 하루종일 숨 돌릴 틈 없이 진행된다.
내야수 박찬형(23)은 "훈련량이 진짜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들 지쳐서 말이 없어졌다. 처음 왔을 때랑 비교하면 다들 말수가 줄어든 게 보일 정도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롯데 전력의 주축인 '윤나고손'(윤동희, 나승엽, 고승민, 손호영)도 예외는 없다. 이들은 2024시즌 들어 두각을 드러내며 타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으나, 올해는 부상과 부진 등 각기 다른 이유로 지난해만큼 도움이 되지는 못했다. 이들 역시 마무리훈련에서 각기 다른 부분의 보완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번 캠프에서 최고참인 손호영(31)은 외야 수비라는 새 툴을 장착하고자 한다. 고승민(25)과 나승엽(23)은 일본 츠쿠바대학교에서 받은 타격 메커니즘 교정을 체득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윤동희(22)는 외야 송구에서의 아쉬움을 해결하려고 한다.
이들은 모두 캠프가 쉽지 않다고 고백했다. 손호영은 "마무리훈련은 힘든 걸 알고 오지만, 피곤하고 힘들다. 한국에 가고 싶다"고 했고, 고승민은 "야구장 나오는 게 제일 힘들다. 잠도 일찍 자게 된다"고 설명했다. 윤동희는 "야구 말고 할 게 없다. 오히려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얘기했고, 나승엽은 "확실히 말수가 줄어들었고, 다들 힘들다"고 전했다.
수년간 프로에서 뛰었던 이들도 이번 마무리훈련의 강도에 혀를 내둘렀다. 나승엽은 "프로에 와서 했던 캠프 중 올해가 제일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최근 몇년간 국가대표 소집으로 마무리훈련에 오지 못했던 윤동희는 "따뜻한 햇살 아래서 재밌게 하하호호 할 줄 알았는데, 그러긴커녕 한숨만 그냥 계속 나온다"고 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