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토트넘 홋스퍼가 손흥민(33·로스앤젤레스FC)의 대체자로 노렸던 선수가 북런던 더비에서 대폭발했다. 해트트릭을 꽂아 넣으며 아스널 승리의 영웅이 됐다.
아스널은 2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에서 에베레치 에제(27)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토트넘을 4-1로 제압했다.
이날 'BBC'에 따르면 에제는 경기 후 "정말 특별한 날이다. 가족에게도, 나에게도 큰 의미가 있다"며 "스태프들이 준비한 전술 덕분에 모든 상황에 대비할 수 있었다. 어떤 각도에서도 골을 넣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밝혔다.
심지어 에제는 "4골을 넣었어야 할지도 모른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번 북런던 더비는 손흥민과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 모두가 떠난 뒤 11년 만에 치러진 경기로 더욱 관심을 모았다. 손흥민은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 부임 후 북런던 더비 최다 득점자(8골)였다.
손흥민과 케인의 공백은 경기 내내 두드러졌다. 토트넘은 공격 전개와 전방 압박에서 영향력을 잃었고, 흐름을 주도한 아스널을 상대로 쉽게 경기를 풀어나가지 못했다.
경기 초반부터 아스널이 주도권을 잡았다. 킥오프 3분 만에 레안드로 트로사르와 부카요 사카가 짧은 패스를 이어갔고, 중앙에서 볼을 받은 에제가 데클란 라이스에게 연결한 패스가 굴리에모 비카리오 선방에 걸리며 첫 기회를 만들었다.
아스널은 결국 전반 36분 선제골을 기록했다. 미겔 메리노가 중앙에서 공을 받아 트로사르에게 툭 찍어 찼고 트로사르의 회전 동작 후 왼발 슈팅이 미키 판 더 펜을 맞고 굴절돼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흐름을 탄 아스널은 전반 42분 두 번째 골을 추가했다. 토트넘이 걷어낸 볼을 라이스가 즉시 에제에게 연결했고, 에제는 수비 사이로 빠르게 공간을 만들며 감아 찬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토트넘은 수비수 단소를 빼고 미드필더 사비 시몬스를 투입했다.
하지만 교체의 효과는 1분도 가지 못했다. 후반 시작 35초 만에 율리안 팀버의 패스가 흐르며 에제 앞으로 연결됐고, 에제는 튀어 오른 공을 정확한 왼발 감아차기로 마무리하며 3-0을 만들었다.
토트넘이 반격에 나선 것은 후반 11분이었다. 수비멘디가 중앙에서 공을 오래 끌다 벤탄쿠르에게 공을 빼앗겼고, 히샬리송이 라야의 전진을 확인한 뒤 중거리 칩슛으로 한 점을 만회했다. 공은 큰 포물선을 그리며 골대 안으로 떨어졌다.
아스널의 흐름은 계속됐다. 에제의 해트트릭이 터졌다. 후반 31분 메리노가 하프스페이스에서 볼을 받아 전진했고, 트로사르가 측면 돌파 후 올린 낮은 크로스를 에제가 마무리했다.
아스널은 승리로 프리미어리그 선두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고히 했다.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가 모두 패배한 상황에서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반면 토트넘은 손흥민·케인 공백이 만들어낸 공격력 저하와 에제의 폭발적 경기력 앞에서 무기력한 경기를 펼친 채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이날 완패는 토트넘 입장에서 더욱 뼈아프다. 지난여름 이적시장 당시 토트넘 이적이 유력했던 에제가 결국 아스널을 선택했다. 공교롭게도 토트넘이 놓친 선수가 북런던 더비에서 3골을 넣는 맹활약을 펼쳤다. 'BBC' 등에 따르면 에제의 이적료는 6000만 파운드(약 1130억 원)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