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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마음으로 떠난다" 포옛과 가장 가까웠던 코치 '충격 사임', 인종차별 재심 '연맹 이사회 몫'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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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석 기자
전북 현대 타노스(왼쪽) 코치와 거스 포옛(가운데) 감독. /사진=전북 현대 SNS 캡처
전북 현대 타노스(왼쪽) 코치와 거스 포옛(가운데) 감독. /사진=전북 현대 SNS 캡처
타노스 코치의 인종차별 관련 사임 소식을 알리며 입장을 밝힌 전북 현대 구단. /사진=전북 현대 SNS 캡처

인종차별적 언동을 이유로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로부터 제재금 2000만원과 5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던 아르헨티나 출신 마우리시오 타리코(52·등록명 타노스) 전북 현대 수석코치가 사임 의사를 밝혔다. 거스 포옛 전북 감독과 오랫동안 함께했던 코치가 팀의 우승을 이끈 직후, 석연찮은 연맹 상벌위 징계를 이유로 결국 사임으로까지 이어진 셈이다.


전북 구단은 25일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상벌위원회의 당구단 타노스 코치의 행동에 대해 내린 징계 결정과 그 배경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심리적 어려움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타노스 코치는 깊은 고민 끝에 사임 의사를 전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타노스 코치는 사건 직후부터 일관되게 인종차별 의도가 없었다고 밝혀 왔다"면서 "경기 영상, 코치 진술, 내부·외부 증언 등을 종합적이고 객관적으로 확인한 바 인종차별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타노스 코치도 구단을 통해 "수많은 나라에서 다양한 문화와 인종의 사람들과 문제없이 일해왔다"며 "지속적으로 해명했던 모든 상황의 맥락, 문화적 표현과 의미를 무시당한 채 단 한 번의 오해로 '자칭' 권위자들로부터 인종차별 행위자라는 오명을 입게 됐다. 축구인으로서 안전하고 존중받는 환경에서 살아가야 하기에 슬픈 마음을 안고 이번 시즌 종료 후 이곳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성공과 역사를 함께할 수 있었던 구단과 선수, 응원을 보내주신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타노스 코치는 지난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하나시티즌과의 경기 막판 심판 판정에 대해 항의하다 양 검지로 눈을 당기는 제스처를 취했다. 당시 김우성 심판은 타노스 코치의 이 행동을 인종차별적 의미라고 심판보고서에 적었고, 한국프로축구심판협의회도 이례적으로 당시 타노스 코치 행위를 인종차별로 단정한 성명서를 내고 연맹과 대한축구협회에 타노스 코치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타노스 코치는 일관되게 인종차별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으나, 연맹 상벌위는 타노스 코치 행위를 인종차별적 언동으로 판단하고 중징계를 내렸다.


당시 연맹 상벌위는 타노스 코치가 눈을 얇게 뜬 모습, 행동 전후로 욕설과 함께 'Racista(인종차별주의자)' 단어를 반복적으로 쓰며 고성을 지른 정황 등을 고려해 인종차별적 언동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타노스 코치의 부인에도 연맹 상벌위는 "특정 행위에 대한 평가는 그 행위자가 주장하는 본인의 의도보다는 외부에 표출된 행위가 보편적으로 갖는 의미를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프로축구 K리그1 전북현대의 타노스 코치가 지난 9일 대전하나시티즌전에서 김우성 심판을 향해 취한 제스처. /사진=한국프로축구심판협의회 제공 영상 캡처

적잖은 후폭풍이 불었다. 전북 소속 이승우는 SNS를 통해 "Racista는 스페인어 표현이다. 특정 심판 개인을 향한 인종적 표현이 아니라, 우리 팀이 불리한 받고 있다는 상황적 표현"이라며 "코치님의 의도와 실제 의미가 다르게 해석된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의도와 맥락을 무시한 채 단어만 떼어서 판단하는 것은 사실과 너무 큰 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더 깊이 있게, 정확하게 다시 살펴봐 달라"고 호소했다. 전북 서포터스 연합 MAD GREEN BOYS(MGB)도 성명서를 내고 "파렴치하고 폭압적인 중징계 결정을 전북 현대 서포터스 연합 MAD GREEN BOYS의 이름으로 강력히 거부하며, 통렬한 마음으로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구단에 따르면 타노스 코치는 인종차별자라는 낙인이 찍힌 연맹 상벌위 징계 이후 극심한 심리적 고통을 호소했고, 결국 징계 일주일도 채 안 돼 구단에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번 시즌 코리아컵까지 팀을 지휘한 뒤 떠날 예정이다. 그는 지난 2009년 브라이턴 앤 호브 알비온을 시작으로 선덜랜드(이상 잉글랜드), AEK 아테네(그리스), 레알 베티스(스페인), 상하이 선화(중국), 지롱댕 보르도(프랑스), 그리스 대표팀까지 포옛 감독을 오랫동안, 또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했던 코치이기도 하다. 전북 팀은 물론 포옛 감독의 업무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악재이기도 하다.


타노스 코치는 사임 의사를 밝혔지만, 전북 구단은 연맹 상벌위 징계에 대한 '재심'을 청구한다는 계획이다. 재심을 통해 타노스 코치의 불명예를 씻고, K리그와 대한민국 축구에 대한 기억이 쓰라린 아픔으로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취지다. 연맹 규정에 따르면 징계 결정문을 송달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재심 청구가 가능하다. 타노스 코치 징계의 경우 오는 28일까지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재심이 청구되면 조남돈 위원장 체제의 연맹 상벌위가 아닌, 연맹 이사회를 통해 심의된다. 재심 심의 사유가 인정되면 징계 결정이 아예 취소되거나 감면될 수 있고, 혹은 재심 청구가 기각될 수도 있다.


연맹 상벌위가 이미 인종차별로 판단하고 제재금 2000만원 등 중징계를 내린 상황에서 이사회를 통해 징계가 취소되거나 감면되면 '조남돈 위원장 체제' 연맹 상벌위의 객관성·공정성 등은 그야말로 치명타를 입는다. 반대로 재심 청구가 기각되면 이번 인종차별 논란은 연맹 상벌위를 넘어 연맹 이사회, 나아가 국내 축구계 전반에 걸친 비판으로 번질 수 있다. 전북 구단과 팬들은 그저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판단'을 바라는 가운데, 이제 공은 연맹 이사회로 넘어가게 됐다.


지난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대전하나시티즌전을 앞두고 양 팀 주장과 김우성 주심(오른쪽 세 번째) 등 심판진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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