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축구 K리그2 성남FC가 승강 플레이오프(PO)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복잡한 경우의 수가 모두 맞아떨어져야 하지만, 최근 울산에서 경질된 신태용(55) 감독의 아들 신재원(27·성남FC)이 승강 PO를 무대로 울산과 마주할 가능성도 그만큼 더 올랐다.
성남은 27일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2 준PO에서 서울 이랜드를 1-0으로 꺾고 K리그2 PO 진출에 성공했다. 정규리그 5위로 K리그2 준PO에 나선 성남은 정규리그 4위 서울 이랜드와 비겨도 탈락하는 불리한 상황이었으나, 후반 38분에 터진 후이즈의 천금 결승골을 앞세워 승리를 거두고 K리그2 PO 무대로 향했다. 오는 30일 오후 2시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부천FC와의 K리그2 PO에서 승리하면, 성남은 승강 PO 무대까지 오를 수 있다.
후이즈의 결승골이 성남을 K리그2 PO 무대로 이끌었다면, 후이즈의 결승골을 이끌어낸 건 신재원의 오른발이었다. 팀의 오른쪽 풀백으로 나선 그는 경기 내내 쉼 없는 활동량으로 공수에 걸쳐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어 후반 38분 오른쪽 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로 후이즈와 합작골을 만들어냈다. 이번 시즌에만 무려 10번째 어시스트다. 경기 도중 햄스트링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었는데도 기어코 만들어낸 귀중한 도움이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신재원은 "일요일 경기(23일 부산 아이파크전) 이후 4일 뒤에 경기를 치렀다. 다른 선수들도 그렇고 회복이 덜 된 상태였고, 날씨도 추웠다. 변경준 선수와 스피드 싸움에서 지면 안 된다는 생각에 더 열심히 뛰었다"며 "이 과정에서 햄스트링이 살짝 올라왔다. 참고 뛸 수 있는 정도였기 때문에 참고 뛰었고, 도움까지 올릴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웃어 보였다.
이날 승리로 성남은 승강 PO 진출까지 단 1승만 남겨두게 됐다. 상대는 정규리그 3위 부천이다. 신재원은 "부천은 항상 까다로운 팀이었다. 좋은 선수들도 많고, 이영민 감독님이 조직적으로 끈끈하게 팀을 만드셨다"면서도 "어려운 경기가 되겠지만 잘 준비해서 가보는 데까지 최대한 가보고 싶다. 토너먼트 특성상 이기면 올라가고, 지면 집에 가야 한다. 이랜드전도 양 팀이 피 터지케 싸우느라 밖에서 보시는 분들이 즐거우셨을 텐데, 부천전도 똑같은 양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만약 부천을 이기면 성남은 승강 PO에 진출해 K리그1 10위 팀과 격돌한다. 공교롭게도 K리그1 10위 가능성이 있는 팀은 수원FC, 그리고 울산이다. 만약 성남이 승강 PO에 진출하고, 같은 시각 K리그1 최종전에서 수원FC의 광주FC전 승리와 울산의 제주 SK전 패배가 맞물리면 성남과 울산의 승강 PO 맞대결이 성사된다.
성남과 울산의 맞대결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가 있다. 울산은 신태용 감독이 부임 2개월 만인 지난달 경질된 팀이고, 신재원은 신 감독의 아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신 감독 경질 과정에서 선수들과 불화설이 끊임없이 돌았고, 실제 베테랑 이청용이 경질된 신 감독을 사실상 저격하는 '골프 세리머니'를 선보여 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일련의 사태를 본 아들 신재원의 마음이 편할 리 없었을 터라, 축구팬들 사이에선 만약 성남과 울산의 승강 PO가 성사될 경우 신재원의 활약과 세리머니 여부 등에 벌써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신재원 역시도 이같은 분위기를 알고 있다. 그가 "성남 팬들뿐만 아니라, 제가 보기엔 모든 축구 팬들께서 성남과 울산이 (승강 PO에서) 붙기를 바라시고 있는 것 같다"며 웃어 보인 이유다. 그러면서도 신재원은 "사실 저희는 어느 팀과 붙더라도 최대한 싸우는 데까지 싸워보고 싶다. 어느 팀이 상대가 될지 크게 신경 쓰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수원FC는 친정팀이었고, 울산은 아빠가 감독이셨던 팀이다. 두 팀 다 까다롭다. 어느 팀과 붙어도 사실 우리가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 아무나 내려오면 한번 부딪쳐 볼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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