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남자 농구대표팀 에이스 이현중(25·나가사키 벨카)이 무려 7년 만의 중국 원정 승리를 이끌었다. 3점포 9개 포함 양 팀 최다인 33점에 14리바운드까지. 안방에서 쓰라린 패배를 당한 중국 현지에선 "중국 대표팀은 이현중을 막을 수비 전략이 전혀 없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현중은 28일(한국시간) 중국 베이징의 우커쑹 스포츠 아레나에서 열린 중국과의 2027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 아시아 예선 1라운드 B조 1차전에서 38분27초 동안 33점에 14리바운드 2스틸의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3점은 14개를 던져 무려 9개를 성공시켜 64.3%의 성공률을 기록했다.
중요한 순간마다 여지없이 이현중이 날아올랐다. 1쿼터에만 3점포 4개를 터뜨리며 기선 제압에 앞장선 그는 이후 중국이 추격에 나설 때마다 여지없이 외곽포로 찬물을 끼얹었다. 마지막 4쿼터에서도 2차례나 3점슛을 림에 정확히 꽂았다. 여기에 14개의 리바운드까지 더하는 더블더블 활약 속 중국 원정 승리를 이끌었다.
이현중을 중심으로 초반부터 분위기를 잡으면서 한국 대표팀 전체의 기세도 올랐다. 이정현(소노)이 3점 3개 포함 13점 7어시스트로 힘을 보탰고, 안영준(SK)도 13점 6리바운드를 쌓았다. 이날 한국은 리바운드에서 35-46으로 열세였으나 31개 중 14개나 성공시킨 3점슛(45.2%) 지표에서 중국(6개 성공·성공률 23.1%)을 압도했다. 덕분에 한국은 중국을 적지에서 80-76으로 잡았다. 남자농구 중국전 승리는 3년 만, 중국 원정 승리는 무려 7년 만이다.
안방에서 쓰라린 패배를 당한 중국 현지의 시선은 자연스레 이현중에게 집중됐다.
이현중을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꼽은 시나스포츠는 "전반 내내 중국 대표팀이 한국에 두 자릿수 점수 차로 뒤처졌던 원인 중 하나는 한국 핵심 선수인 이현중을 막지 못했기 때문이었다"며 "이현중의 다양한 외곽포에 관중석도 침묵에 빠졌다. 그는 경기 내내 무려 9개의 3점슛을 포함해 33점을 기록했다. 중국팀은 그에 대한 수비 전략이 전혀 없었다"고 조명했다.
소후닷컴은 "말할 필요도 없이 이날 중국 대표팀은 이현중에게 완전히 무너졌다. 3점 14개 중 9개를 성공시키는 등 33점 14리바운드의 대활약을 펼쳤다"며 "이현중에 대해 중국 대표팀은 효과적인 수비를 준비하지 못했고, 그에게 너무 많은 쉬운 슛 기회를 허용했다"고 중국 대표팀을 비판하기도 했다.
현지 매체 티탄저우바오는 "이날 패배는 결과보다 경기 과정이 더 절망적이었다"며 "한국 대표팀 슛 감각이 다소 떨어져 9점 차까지 좁혀지면서 들썩이기 시작하던 체육관을 결정적인 순간 이현중의 3점슛이 터지면서 조용해졌다. 4쿼터 종료 5분여를 남기고는 이미 일부 관중들이 경기장을 떠나기 시작했고, 체육관 역시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날 중국 원정 승리로 한국은 중국, 일본, 대만과 함께 속한 FIBA 월드컵 예선 1라운드 B조 통과 가능성을 높였다. 예선 2라운드 진출권은 조 3위까지 주어지고, 예선은 홈 앤드 어웨이 풀리그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현중은 경기 후 "혼자서 3점슛 9개를 넣을 수는 없다. 동료들이 좋은 스크린을 해주고, 내가 열렸을 때 동료들이 나를 발견해 준 덕분"이라고 했다. 한국은 내달 1일 원주 DB 프로미 아레나로 전장을 옮겨 중국과 2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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