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태용 전 감독과 불화설에 침묵을 지켜오던 울산 HD 선수들이 시즌 종료와 함께 입을 열기 시작한 모양새다. 울산뿐만 아니라 신 감독과 과거 국가대표팀에서도 사제의 연을 맺었던 수비수 정승현(31)이 그 폭로의 서막을 올렸다.
뉴스1에 따르면 정승현은 지난달 30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SK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38라운드 최종전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신태용 감독 언동에)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선수들이 여러 논란으로 힘들어했고, 외국인 선수들도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정승현은 "'이게 맞나'라는 생각을 한 상황들이 여러 차례 있었다. 요즘 시대와 맞지 않는 모습이었다"면서 "폭행이나 성폭력 등은 가한 사람이 아니라고 해도 받는 사람 입장에서 맞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된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도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신태용 감독은 지난 8월 울산 사령탑으로 부임했지만, 불과 2개월 만에 경질됐다. 비단 성적 부진만의 이유는 아니었다. 당시 구단 버스에 신태용 감독의 골프가방이 실린 사진이 유포되고, 신 감독이 이에 대해 해명하면서 베테랑 선수들을 중심으로 존중받지 못하는 등 선수단과 갈등이 있었다는 취지로 해명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후 이청용이 '골프 세리머니'를 통해 경질된 신태용 감독을 사실상 저격해 논란에 기름을 부었는데, 다만 정작 울산 선수단은 당시 강등 위기에 몰린 팀 상황들을 고려해 "나중에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정승현은 축구계에 돌던 여러 의혹 가운데 신 감독으로부터 뺨을 맞았다는 소문의 당사자이기도 했다.
정승현은 "많은 분이 걱정해 주셨다. 부모님은 직접 보시지 못하셨지만, 이야기를 듣고 속상해하셨다"면서 "내가 뛰었던 팀에서도 비슷한 일로 감독이 바뀐 적이 있다. 당시 감독은 선수들에게 욕설을 했고, 이에 선수들이 불만을 나타내 바로 경질됐다. 축구계를 떠나 사회적으로 있으면 안 될 일"이라고 말했다.
신태용 감독이 기자회견 과정에서 '선수단 물갈이'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도 "많이 당황했다"고 돌아봤다. 정승현은 "어린 선수들도 심각하게 받아들였고, 다른 팀을 찾아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많았다"며 "많은 선수들은 여러 이유로 훈련과 경기가 아닌 다른 부분에 신경을 써야 했다"고 덧붙였다.
주장단인 김영권과 조현우 역시 이날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면 입장을 명확하게 밝힐 것"이라며 사실상 추가 폭로를 예고한 상태다. 베테랑 이청용은 최종전 직후 병원으로 향해 입장을 밝히지 못했는데, 그는 앞서 골프 세리머니를 한 날에도 "누가 더 진솔한 지는 나중에 알게 될 것이다. 잔류라는 목표를 달성한 다음에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울산은 K리그1 9위로 잔류를 확정했다.
축구계에 따르면 울산 구단은 이미 신태용 감독이 선수단과 갈등을 언급한 이후 신 감독의 주장을 반박하고 선수들의 입장을 뒷받침할 자료들을 준비했지만, 당시 팀 상황을 고려해 이를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제는 잔류가 확정된 만큼 조만간 구단과 선수단 차원의 공식 입장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신태용 감독의 추가 반박이나 또 다른 폭로 등이 더해진다면, 지난 2개월 간 신태용 체제에 대한 논란은 그야말로 '진흙탕 싸움'으로 번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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