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시리즈(WS) 챔피언' LA 다저스가 'WS 영웅' 내야수 미겔 로하스(36)와 1년 재계약에 성공했다. 이로써 다저스가 송성문(29)과 연결되는 선택지는 사실상 멀어지는 모양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com과 미국 매체 ESPN 등은 4일(한국 시각) 소식통을 인용, "로하스가 다저스와 계약 기간 1년, 총액 550만 달러(한화 약 81억원)의 규모로 재계약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로하스는 지난 2014년 빅리그에 데뷔한 뒤 마이애미 말린스로 트레이드됐다. 이어 마이애미에서 8시즌 동안 뛴 로하스는 2023시즌을 앞두고 다시 '친정팀' 다저스로 돌아왔다. 당시 2년 총액 1100만 달러의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며 다시 푸른 피의 사나이가 됐다.
다만 2023시즌에는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총 125경기에 출장해 타율 0.236(385타수 91안타) 5홈런, 2루타 16개, 3루타 1개, 31타점 49득점, 26볼넷 48삼진, 8도루(3실패), 출루율 0.290, 장타율 0.322, OPS(출루율+장타율) 0.612의 성적에 그쳤다.
그러다 2024시즌에는 반등에 성공하면서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탰다. 103경기에 출장, 타율 0.283(307타수 87안타), 6홈런, 2루타 21개, 36타점 41득점, 23볼넷 34삼진, 8도루(2실패), 출루율 0.337, 장타율 0.410, OPS 0.747의 더 나은 성적을 마크했다. 그리고 시즌 종료 후 다저스는 500만 달러의 팀 옵션을 행사하며 그를 다시 붙잡았다.
결과적으로 이는 좋은 한 수가 됐다. 로하스는 올해 다저스의 백업 내야수로서 쏠쏠한 활약을 해냈다. 포지션도 가리지 않았다. 2루수와 3루수, 유격수로 활약하며 동료 내야수가 부상을 당했을 때 그 공백을 잘 메웠다. 2025시즌 114경기에 뛰면서 타율 0.262(290타수 76안타), 7홈런, 2루타 18개, 27타점 35득점, 24볼넷 46삼진, 5도루(0실패), 출루율 0.318, 장타율 0.362, OPS 0.676의 성적을 냈다.
압권은 월드시리즈였다. 모든 게 걸린 월드시리즈 7차전. 당시 로하스는 9회초 2사 후 극적인 동점 홈런포를 터트리며 다저스 팬들의 영웅으로 등극했다. 결국 이 동점 홈런을 바탕으로 다저스는 연장 혈투 끝에 승리, 월드시리즈 2연패에 성공할 수 있었다. 시즌이 끝난 뒤에는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유틸리티 부문 최종 후보 3인에 이름을 올리며 활약을 인정받았다.
2026시즌은 로하스의 현역 마지막 시즌이라 그 의미가 더할 전망이다. 로하스는 지난 10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을 확정한 뒤 "2026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것이다. 다저스에서 현역 생활을 마무리 짓고 싶다"고 말했다. 은퇴 후에는 다저스의 도우미로 변신할 예정. ESPN은 "로하스가 2027년에는 다저스의 프런트를 도와 선수 육성 분야에서 일할 것"이라 전했다.
MLB.com은 "로하스는 리그 평균 수준의 공격 생산력을 보여준다. 또 탄탄한 수비력을 보여주며 팀에 공헌했다"면서 "클럽하우스 리더 역할까지 맡으며 본인 가치를 끌어올렸다"고 치켜세웠다.
한편 다저스가 로하스와 재계약에 성공하면서 송성문과 김혜성(26·LA 다저스)이 한솥밥을 먹는 모습은 보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송성문은 현재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내년 시즌 빅리그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만약 송성문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경우, 키움은 강정호와 박병호, 김하성과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김혜성에 이어 6번째 메이저리거를 배출한다. 미국 현지에서는 송성문의 행선지로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을 꼽고 있는 상황. 송성문은 "저를 가장 필요로 하는 팀이 우선순위"라며 차분하게 만족할 만한 제안을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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