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에서 비교적 무난한 조 편성을 받았다. 홍명보(56) 축구대표팀 감독은 일단 방심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뉴스1과 뉴시스에 따르면 홍명보 감독은 6일(한국시간) 열린 2026 FIFA 북중미월드컵 조 추첨 직후 현지에서 열린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유럽·남미 강호를 피한 건 다행이지만, 멕시코에서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치르게 된 만큼 고지대와 고온다습한 환경 적응이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은 죽음의 조를 피했다. 사실상 한국과 같은 조에 북중미월드컵 우승 후보는 없다. 한국(포트2)은 A조에 편성돼 개최국 멕시코(포트1), 남아프리카공화국(포트3), 유럽 플레이오프 패스D(포트4) 승자(체코·덴마크·북마케도니아·아일랜드 중 한 팀)와 맞붙게 됐다.
특히 최상위 포트에서는 가장 무난한 상대로 평가되는 개최 3국(미국·캐나다·멕시코) 중 한 팀과 만나며 스페인·포르투갈·프랑스·아르헨티나 등 명실상부 우승 후보를 피했다.
홍명보 감독은 "포트2 중 가장 먼저 불려 나와 깜짝 놀랐다. 어떻게 보면 저희는 멕시코 월드컵이 돼 버렸다"고 웃으면서도 "이번 조편성은 장소가 가장 큰 고민"이라며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은 조 추첨 직후 "유럽과 남미의 강팀은 피한 부분은 우리에게 좋은 점"이라며 "멕시코는 홈 이점이 크다. 예전에 홈에서 경기할 때를 떠올리면 실력 이상으로 많은 것들이 나온다"고 상대의 위력을 경계했다.
실제로 한국은 월드컵 본선(1998·2018)에서 멕시코와 두 차례 맞붙어 모두 패한 전력이 있고, 지난 9월 평가전에서는 멕시코와 2-2로 비겼다. 홍명보 감독은 "하비에르 아기레 멕시코 감독과는 호텔에서 인사도 나눴다. 국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별리그 일정은 빡빡하다. 한국은 대회 개막일인 내년 6월 11일 과달라하라에서 유럽 플레이오프 승자와 첫 경기를 치른 뒤 같은 장소에서 2차전으로 멕시코를 상대하고, 3차전은 몬테레이로 이동해 남아공과 맞붙는다. 홍명보 감독은 "1·2경기는 해발 약 1600m 고지대, 3번째 경기는 고지대는 아니지만 습하고 35도 이상 예상된다"며 "고지대 적응에는 최소 열흘, 길게는 2주 이상 걸린다. 베이스캠프 위치 선정과 현지 적응 스케줄 수립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남아공에 대해서도 "최근 5경기에서 좋은 승률을 보이고 있어 어느 팀도 쉽게 볼 수 없다"고 평가하며 모든 상대를 면밀히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유럽 플레이오프 패스D에 대해서는 "(3월) 플레이오프에서 덴마크나 아일랜드가 올라올 것으로 예측한다. 계속 관전하고 분석하겠다"고 말했다.
개최지 분포 특성도 변수로 지목됐다. 이번 대회는 미국·캐나다·멕시코 3개국 분산 개최로 경기장별 환경 차가 크다. 홍명보 감독은 "월드컵에서 만족할 만한 접근성을 얻는 건 쉽지 않다. 조편성 이후 상대가 확정됐으니 본격적으로 분석에 들어가겠다"면서도 "첫 경기를 일찍 치르는 만큼 훈련 기간이 다른 팀보다 짧아지는 점은 아쉽다. 그러나 한 경기 끝나면 휴식 시간도 있고, 매 경기 전쟁이라는 생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전술적·체력적 준비 외에 이동·숙소 등 운영 측면의 변수도 강조했다.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을 소집하면 바로 현지에 들어가 적응해야 할 것이다. 베이스캠프를 어디에 차리느냐가 관건"이라며 "환경 적응을 얼마나 잘하느냐가 퍼포먼스에 직결된다"고 말했다.
조별리그 통과 전망에 대해서는 "목표는 변하지 않는다. 우리 팀이 32강에 가면 좋겠다. 어느 팀도 쉽게 상대할 수 없으니 잘 준비하겠다"고 기존 목표를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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