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막판 추락을 거듭하며 다 잡았던 가을야구를 놓친 롯데 자이언츠. 실패를 겪은 젊은 선수들이 구슬땀을 흘린 가운데, 이를 지켜본 캡틴 전준우(39)의 생각은 어떨까.
전준우는 최근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마무리가 좋지 않았는데 모든 선수들이 그걸 생각하고 있을 거다. 그래서 심기일전해 내년을 준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시즌 롯데는 66승 72패 6무(승률 0.478)의 성적을 거두며 7위로 마감했다. 지난해(0.471)보다 승률은 올랐지만, 8월 초 한때 94.9%(KBO PS Odds 기준)까지 올라갔던 가을야구 확률이 떨어지고 말았다. 결국 롯데는 8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특히 롯데 타선에 힘을 불어넣어줄 '윤나고손'(윤동희, 나승엽, 고승민, 손호영)이 모두 지난해보다 떨어진 성적을 거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윤동희는 부상으로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고, 나승엽은 조정기를 거치고 있다. 손호영은 자리를 잡지 못했고, 고승민은 팀 사정상 여러 포지션을 소화했지만 타격에서 다소 떨어졌다.
이들은 지난달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린 마무리훈련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실시했다. 고승민은 "야구장 나오는 게 제일 힘들다. 잠도 일찍 자게 된다"고 고백했고, 나승엽은 "확실히 말수가 줄어들었고, 다들 힘들다"고 전했다.
마무리훈련에 가지는 않았지만, 전준우 역시 이를 알고 있다. 그는 "선수들이 엄청 열심히 했다고 들었다. 기사나 영상 나오는 걸 봐도 그렇더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 각자가 생각하는 목표가 있어서 거기에 도달하려고 정말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뿌듯하게 잘 봤다"고 얘기했다.
전준우는 "올 시즌은 나도 그렇지만 후배 선수들이 많이 느꼈던 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표현이 어떨지는 모르지만, 무언가를 잃고 나서 느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잘 준비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아픔을 겪었으니, 이제 성장할 일만 남았다. 전준우는 "야구도 그렇고 모든 스포츠가 생각한 대로 되지 않는다. 올해를 계기로 더 잘 준비했으면 한다"면서 "후배들이 너무 잘하고 있고, 이것 또한 경험이니 내년에는 정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라며 믿음과 기대를 전했다.
올해 롯데의 추락은 8월 12연패가 결정적이었다. 하필 전준우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진 직후에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 손호영은 "(연패 당시) 준우 형을 많이 찾았다. '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많이 부족하고 나이만 먹었다고 생각했다"고 얘기했다.
이에 전준우는 "내가 있었어도 연패가 길었을지 모른다. 안 풀릴 시기였고, 내가 가서 조금 힘이 됐을지는 몰라도 크게 바뀌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몸 관리 잘해서 비우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본인만 챙기는 건 아니다. 이번 비시즌 전준우는 후배 나승엽을 데리고 운동에 나선다. 나승엽은 마무리훈련 기간 "준우 선배님이 전화하셔서 '바로 운동 준비해라. 너는 올해 쉬는 거 없다. 한국 들어오자마자 운동 준비해라'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전준우는 "승엽이와 운동을 하고 싶었다. 같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자고 했는데 흔쾌히 하겠다더라"며 "지금 체력 운동을 해놓으면 내년 시즌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걸 알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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