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강국 중국이 임종훈(28·한국거래소)-신유빈(21·대한항공) 조의 위력에 놀랐다. 한국 복식조가 월드에티블테니스(WTT) 파이널스 우승을 차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임종훈-신유빈 조는 13일(한국시간) 홍콩에서 열린 WTT 홍콩 파이널스 2025 혼합복식 결승에서 왕추친-쑨잉사(중국) 조를 게임 스코어 3-0(11-9 11-8 11-6)으로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WTT 파이널스는 그랜드 스매시, 챔피언스, 컨텐더 시리즈 성적을 기준으로 랭킹 포인트 상위 선수들만 출전하는 왕중왕전 성격의 대회다. 한국 선수가 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우승은 의미가 남다르다. 임종훈-신유빈 조는 결승에서 남녀 단식 세계랭킹 1위로 구성된 왕추친-쑨잉사 조(중국)를 완파하며 정상에 올랐다. 두 선수는 이날 경기 전까지 왕추친-쑨잉사 조를 상대로 6전 전패를 기록했지만, 7번째 맞대결에서 첫 승리를 거두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중국 현지에서도 임종훈-신유빈의 우승에 깜짝 놀랐다. 중국 '시나스포츠'는 "임종훈과 신유빈은 앞으로도 중국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이다. 그들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라고 표현했다.
더불어 시상식 당시 신유빈의 상대 선수를 향한 배려도 화제가 됐다. 매체는 "신유빈은 경기가 끝난 뒤 쑨잉샤의 어깨를 토닥이는 훈훈한 모습을 보였다"며 "심지어 신유빈도 부상을 안고 결승전에 임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쑨잉샤의 실망감을 이해해주는 듯했다"고 전했다.
이어 '시나스포츠'는 임종훈-신유빈 조에 패한 왕추친과 쑨잉샤에 대해 "시상식에서 두 선수는 비교적 침착했다. 무대에 올라서도 담소를 나눴다"며 "몸 상태가 최상은 아니었지만, 결승전 패배를 받아들이는 자세를 갖추고 있었다"고 알렸다.
세계 최강 중국을 꺾은 임종훈-신유빈 조의 상승세는 준결승부터 이어졌다. 결승에 앞서 임종훈-신유빈 조는 4강에서 혼합복식 세계랭킹 1위 린스둥-콰이만(중국) 조를 3-1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WTT 미국 스매시와 유럽 스매시 결승에서 린스둥-콰이만 조에 연거푸 패하며 우승 문턱에서 고개를 숙였던 임종훈-신유빈은 이번 대회에서 설욕에 성공했다.
결승전 초반부터 접전이 펼쳐졌다. 1게임에서 9-9까지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다.
승부처에서 한국이 웃었다. 임종훈의 공격과 상대 범실이 나오며 한국이 먼저 게임을 가져갔다. 2게임에서도 임종훈-신유빈 조는 한때 추격을 허용했지만, 흔들리지 않고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승기를 이어갔다.
3게임 초반에는 3-4로 뒤처진 뒤 곧바로 6-5로 전세를 뒤집었다. 이후 10-6에서 왕추친의 공격이 테이블을 벗어나며 임종훈-신유빈 조의 우승이 확정됐다.
중국 조는 준결승에서 마쓰시마 소라-하리모토 미와 조(일본)를 3-0으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하지만 쑨잉사의 발목 부상 여파 속에 임종훈-신유빈 조의 기세를 막지 못했다.
임종훈-신유빈 조는 이번 대회에서 혼합복식 세계 최강으로 평가받는 중국 조들을 연달아 제압하며 정상에 올랐다. 임종훈-신유빈 조는 세계 최강 중국을 격파하며 사상 최초 한국 탁구의 WTT 우승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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