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프로야구(NPB) 명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코치로 돌아가게 된 이승엽(49) 전 두산 베어스 감독에 대해 일본 현지에서는 기대감이 쏟아지고 있다.
일본 매체 도쿄 스포츠는 최근 "요미우리의 새 타격코치로 부임한 이승엽의 능력과 매력에 벌써 팀 내 기대치가 올라가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요미우리는 지난달 27일 "다음 시즌 1군 타격코치에 이승엽 씨가 취임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선수 시절 이 코치의 동료였던 아베 신노스케 요미우리 감독이 직접 2026시즌 정식 코치직을 제의했고, 고심 끝에 이를 받아들이면서 지도자 생활을 다시 시작하게 됐다.
이 코치는 지난 6월 두산 감독직에서 물러난 뒤 10월 말부터 요미우리의 추계 캠프에 임시 코치로 초빙됐다. 당시 이 코치는 많은 기대를 받았는데, 일본 스포츠 호치에 따르면 전 외야수 오코에 루이는 추계캠프 당시 "정말 대단하다. 어린 시절 자주 봤었는데 위대한 타자였다. 묻고 싶은 것이 산더미다"라고 했다.
평가도 좋았다. '고교 거포' 아사노 쇼고는 이 코치에게 질문 세례를 했는데, "힘을 빼고 타격하라"는 조언과 함께 타격 시 앞다리 사용법 등을 전수받았다. 아사노는 프리배팅 30개 중 4개를 담장 밖으로 넘기는 결과를 보여줬다.
도쿄 스포츠는 "불과 2주간의 지도였지만, 한국의 레전드는 친정팀 선수들의 신뢰를 얻었다"며 이 코치에 대한 호평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 코치의 일본행과 본격적인 지도에 대한 주전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다년간의 일본 생활 덕분에 때로는 통역 없이 선수들을 지도한 이 코치는 선수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매체는 "일부 선수 중에는 '가르치는 방식에 사랑이 있다'고 느낀 사람도 많았다"며 "열정적인 지도에 젊은 선수 중에는 '다시 만나고 싶다'고 말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매체는 요미우리 관계자의 말을 인용, "이 코치가 한국에 돌아간 뒤 몇몇 선수들은 '승짱(이 코치의 별명)'은 어떻게 되나요? 다시 오시나요'라고 물었고, 정식 코치가 확정된 후 '다행이다, 내년에 만날 수 있겠다'라고 기뻐했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도쿄 스포츠는 "이 코치가 선수 시절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건 타격 능력 때문만은 아니었다"며 "연습하는 자세나 야구를 대하는 모습, 탐구심 등이 모두 '초일류'였다. 한일 야구계에서 후배들의 존경을 받았다"고 말했다.
2004년 지바 롯데 마린스와 계약을 맺으며 NPB 무대에 도전한 이 코치는 이듬해 30개의 홈런을 터트리며 소속팀의 재팬시리즈 우승을 이끌었고, 덕분에 명문 요미우리와 계약을 맺었다.
이적 첫해인 2006년에는 타율 0.323 41홈런 108타점 OPS 1.003으로 홈런왕 경쟁을 펼치며 4번 타자로 대활약했다. 이듬해에도 30개의 홈런을 터트렸고, 2009년에는 타율 0.229에도 16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다시 한번 우승을 경험했다. 2011년 오릭스 버팔로스로 옮긴 그는 NPB 8시즌 동안 159홈런을 기록했다.
여기에 선수 시절 내내 일본과 국제대회에서 결정적인 순간마다 활약을 펼쳤다. 2000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 결승타,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결승 2점 홈런, 2008 베이징 올림픽 준결승 역전 투런포 등 여러 차례 일본을 울렸기에 현지에서도 제대로 각인됐다.
또한 요미우리라는 명문팀에서 4번 타자를 했던 경험도 있고, 당시 선수였던 아베 등과 가깝게 지내면서 유창한 일본어를 구사하는 등 적응도 빨랐다. 그렇기에 일본에서도 이 코치의 평가가 높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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