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정적인 선택지를 두고 모험수를 택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키움 히어로즈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외국인 선수 영입을 마무리했다.
키움은 16일 "2026시즌 외국인 선수 구성을 완료했다"며 라울 알칸타라(33)와 재계약하고 또 다른 투수 네이선 와일스(27), 타자 트렌턴 브룩스(30)와 신규 영입을 마쳤다고 전했다. 더불어 일본인 투수 카나쿠보 유토(26)와는 아시아쿼터 계약을 맺었다.
먼저 외국인 투수 라울 알칸타라와 연봉 70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 등 총액 90만 달러(약 13억 2800만원)에 재계약했다. 선발진 구성을 위한 안정적인 선택지다.
새 외국인 투수 와일스와는 연봉 91만 달러(약 13억 4200만원)에 계약했다. 와일스는 2019년 템파베이 레이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2025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평균 시속 140㎞ 후반대 직구와 커터,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을 구사한다. 메이저리그 경력은 짧지만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125경기(82경기 선발)에 등판해 25승 17패 평균자책점(ERA) 4.48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 통산 9이닝당 볼넷 비율이 2.1개로 안정된 제구력과 경기 운영 능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새 외국인 타자 브룩스와도 연봉 70만 달러, 옵션 15만 달러 등 총액 85만 달러(약 12억 5400만원)에 계약했다. 2016년 클리브랜드 가디언스에 입단한 브룩스는 2024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처음 빅리그 무대를 밟았고 올 시즌에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활약했다. 브룩스는 올 시즌 트리플A에서 볼넷/삼진(64볼넷, 63삼진) 비율 1.02를 기록했고, 트리플A 통산 출루율 0.382로 좋은 선구안을 가진 중장거리 유형의 타자다. 1루와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37경기(9안타 1홈런 타율 0.136)에 출전했으며 마이너리그에서는 779경기에 나와 748안타 88홈런 타율 0.268를 기록했다.
아시아쿼터 선수로는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 출신 투수 카나쿠보와 연봉 10만 달러, 옵션 3만 달러 등 총액 13만 달러(약 1억 9200만원)에 계약했다. 카나쿠보는 최고 시속 154㎞의 빠른 공을 던지는 정통파 우완 투수로 일본 프로야구 6시즌 동안 5승 4패 1홀드 ERA 4.31을 기록했다. 선발과 불펜을 두루 경험한 만큼 내년 시즌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투수진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지난해의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읽어볼 수 있다. 키움은 지난해 김혜성(LA 다저스)의 이탈 등으로 약화된 타선을 강화하겠다는 목적으로 투수가 아닌 타자를 2명으로 구성해 외국인 선수를 영입했다. 아리엘 후라도와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라는 안정적인 카드가 있었음에도 더 효과적인 방법을 찾겠다는 생각이었다.
그 과정에서 비용도 대폭 줄였다. 야시엘 푸이그가 100만 달러, 루벤 카디네스가 60만 달러, 케니 로젠버그와 70만 달러로 총 230만 달러(약 33억 9300만원)만 사용했다.
문제는 이들이 기대와 같은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결국 역대 최다 타이인 7명의 외국인 투수를 활용해야 했고 그 과정에서 314만 5000달러(약 46억 3900만원)를 지출했다. 당초에 100만 달러 외국인 선수 3명을 잘 뽑았으면 오히려 더 돈을 아꼈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대실패였다고 평가할 수 있었다.
뒤늦게 합류한 알칸타라가 19경기에서 121이닝을 소화하며 8승 4패, ERA 3.27로 활약한 건 남다른 의미였다. 시즌 종료 후 키움은 더 좋은 투수를 찾아 나섰지만 매물이 부족한 시장 상황에서 알칸타라와 다시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
병역 의무를 마친 안우진이 부상 회복 후 4월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정공법으로 투수 2명을 택하기로 했고 외인 3명에 지난해 230만 달러보다 더 많은 266만 달러(약 39억 2300만원)를 투자했다.
키움은 현재 송성문이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안우진과 함께 투수 김재웅, 외야수 박찬혁이 전역해 힘을 보탤 예정이다. 여기에 아시아쿼터 투수까지 더했다.
외국인 선수들이 국내 선수들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역할만 해준다면 지긋지긋한 꼴찌 탈출도 충분히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건 외국인들이 기대와 같은 역할을 해줄지 여부다.
외국인 선수들은 각자 개인 훈련을 진행한 뒤 내년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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