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을 일삼았던 한국프로골프(KPGA) 전 임원이 결국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방법원 형사5단독 재판부는 16일 강요 및 모욕,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KPGA 전 고위임원 A씨에게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직장 내 권력관계를 이용해 반복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피해자에게 심각한 고통을 가한 점이 인정된다"며 실형을 내렸다.
다만 재판부는 "방어권 보장을 위해 피고인은 법정 구속 하지 않고 일단 귀가 하시되 (항소심 등) 판결이 최종적으로 확정되면 구속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KPGA 프로 선수 출신 고위임원 A씨가 오랜 기간 피해 직원 B씨를 상대로 욕설과 막말, 신변 위협성 폭언, 가족을 거론한 인신공격 등을 일삼아왔다.
각서 강요와 연차 강제, 부당한 퇴사 압박, 과도한 경위서·시말서 징구, 노조 탈퇴 종용까지 이어졌고 A씨의 가혹행위는 검경 수사와 고용노동부, 스포츠윤리센터 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났는데 KPGA 노동조합은 이 문제가 피해자 B씨에게만 국한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사건이 외부로 알려진 뒤 KPGA는 자체적으로 실시한 사내 전수조사 결과 10여 명의 직원이 유사한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사실을 확인했고 이들 가운데 일부는 현재까지도 우울·불안장애, 공황장애 등의 진단을 받고 수개월째 정신과 치료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KPGA의 미온적 대처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KPGA는 고위임원 A씨에 대한 공식 징계는 수개월간 지연하다가 최초 신고자인 B씨를 포함한 다수 피해 직원들에게 해고와 견책 등 대규모 징계를 단행해 논란을 키웠다.
이에 KPGA 노조는 지난 7월 15일 국회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고 'KPGA 사태'에 대해 규탄하고 나섰다. 협회의 징계권 남용 의혹과 보복성 인사 시도에 대해 강하게 따져 물으며 이슈는 더욱 확산됐다.
이후 7월 25일에야 KPGA는 긴급 이사회를 열어 해당 임원을 면직했다. 해고된 피해 직원 3명은 지난 9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KPGA는 대응을 위해 대형 로펌인 법무법인 율촌을 선임했고 당초 예정됐던 심문기일을 연기해 또 한 번 논란을 낳았다. 연기된 최종 판정일은 내년 1월 2일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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