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인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웠던 젊은 거포가 예상보다 박한 계약에 메이저리그(MLB)에 도전한다. 무라카미 무네타카(25)는 왜 이런 평가를 받게 됐을까.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22일(한국시간) 공식 SNS를 통해 "무라카미가 화이트삭스로 오게 됐다"며 영입 소식을 전했다. 스포츠매체 ESPN의 제프 파산에 따르면 2년 3400만 달러(약 503억원) 규모의 계약이라고 한다.
지난 2018년 일본프로야구(NPB) 야쿠르트 스왈로스에서 프로에 데뷔한 무라카미는 올 시즌까지 통산 892경기에 출전, 타율 0.270(3117타수 843안타), 246홈런 647타점 535득점, 출루율 0.394 장타율 0.557, OPS 0.951의 성적을 거뒀다.
프로 2년 차인 2019년 36홈런을 터트리며 본격적인 활약에 나선 무라카미는 이후 매년 적어도 20홈런 이상을 기록하면서 젊은 좌타거포로 명성을 떨쳤다. 특히 2022시즌은 백미였다. 당시 141경기에 출전한 그는 타율 0.318 56홈런 134타점 114득점, OPS 1.168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만들었다. 특히 56홈런은 오 사다하루(왕정치)를 넘어선 일본선수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이었다.
2025시즌에는 부상으로 단 56경기 출전에 그쳤다. 하지만 224타석에서 22개의 홈런과 0.663의 장타율을 보여주며 파워만큼은 여전함을 보여줬다. 올 시즌을 앞두고 소속팀 야쿠르트로부터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것을 허락받은 무라카미는 거포 매물로 주목받았다.
그런데 일본에서의 이런 활약에도 무라카미의 계약은 생각보다 작은 규모다. 그에 앞서 빅리그 무대를 밟은 아시아 타자들과 비교해도 그렇다. 2023년 말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 1300만 달러에 계약했고, 같은 일본 선수만 따져도 요시다 마사타카(5년 9000만 달러), 스즈키 세이야(5년 8500만 달러)과 비교해 연평균은 비슷해도 총액은 낮다.
이에 대해 ESPN은 "무라카미가 포스팅으로 나오기 전부터 큰 계약을 따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3루와 1루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수비력과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에 헛스윙이 잦다는 점 때문에 계약은 더디게 진행됐다"고 전했다. 또한 구단들이 연평균 금액이 낮은 장기계약을 제시했지만, 무라카미는 연봉이 높은 단기계약을 받아들였다.
일각에서는 먼저 진출한 요시다의 영향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요시다는 NPB 7시즌 동안 통산 타율 0.326 135홈런 474타점 OPS 0.957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173cm의 작은 신장에도 20홈런 이상을 터트리는 갭 파워를 보여줬다. 여기에 뛰어난 선구안까지 보유했던 그는 우수한 조건으로 보스턴과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의 모습은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2023시즌 140경기에서 15개의 홈런과 0.289의 타율을 기록했던 그는 지난해 10홈런, 올해는 55경기에서 4홈런에 그쳤다. 수비 불안에도 그나마 타격 생산력은 평균 이상이었으나, 2025시즌에는 그마저도 감소하면서 입지가 줄어들었다.
일본 매체 도쿄 스포츠는 MLB 공식 홈페이지 MLB.com을 인용, "무라카미는 요시다의 계약보다 기간도 짧고, 연평균 금액도 낮다"며 "요시다의 파워를 기대했으나 드러나지 않았다는 걸 생각하면,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일본 타자들에 대해 회의감을 보이고 있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결국 무라카미 본인의 뜻처럼 2년 동안 자신을 증명한 후 대형 계약을 따내는 수밖에 없다. 리빌딩 중인 화이트삭스에서 많은 기회를 받은 뒤 실력을 보여주면 충분히 이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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