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히어로즈가 '주전 3루수'였던 송성문(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인해 최소 300만 달러(약 45억원)를 벌게 됐다.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한 만큼 이제는 투자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야구계에서 나오고 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23일 오전(한국시간) 송성문과 4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조건에 대해서는 명시하진 않았지만, 미국 AP통신에 따르면 송성문이 4년간 1500만 달러(약 222억원)를 보장금액으로 수령하게 된다.
여기에 메이저리그와 KBO(한국야구위원회)의 포스팅 시스템 규약에 따라 선수가 받는 보장금액의 20%분인 300만 달러가 키움에 지급될 예정이다. 이것은 키움이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보장 금액이다. 송성문이 내셔널리그 올해의 신인상을 받거나 MVP(최우수 선수) 투표에서 5위 안에 들거나 하게 되면 연봉 인상분에 대한 15% 금액까지 더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세부 옵션 역시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이제 관건은 키움의 전력 보강 여부다. 키움은 2023시즌부터 2025시즌까지 순위표에서 가장 낮은 10위에 그쳤다.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비롯해 김혜성(26·LA 다저스)이 빠져나갔지만 사실 이렇다 할 전력 보강이 없었기에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송성문 역시 키움에서 마찬가지의 위상이었다. 2025시즌 가장 뛰어난 3루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송성문은 2025시즌 정규리그 전 경기(144경기)에 나서 타율 0.315(574타수 181안타) 26홈런 90타점의 뛰어난 기록을 남겼다. 공격 생산성 지표의 상징인 OPS(출루율+장타율)는 0.917에 달했고 득점권 타율 역시 0.372로 매우 좋았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2025시즌 송성문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은 8.58이었다. 바꿔 말하면 송성문 덕분에 키움이 9번의 승리를 더 챙겼다는 이야기다. 키움은 2025시즌 47승 93패 4무(승률 0.336)의 전적을 기록했는데, 만약 송성문이 없었다면 100패를 찍었을지도 모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대로 된 전력 보강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야구계의 한 유력 인사는 스타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키움에 대해 "이제는 정말 투자를 해야 한다. 선수만 팔면서 뽑아먹기만 해서는 안 된다"고 일갈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해설위원 역시 "2027시즌부터 도입될 샐러리캡 하한선 제도는 명백하게 키움을 겨냥한 것이다. 이제 어쩔 수 없이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선 키움은 2026시즌에 대한 3루수 자리를 내부 경쟁에서 찾기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 18일 KBO가 발표한 '2025년 구단별 연봉 상위 40명 합계 금액'에 따르면 키움은 43억 9756만원으로 압도적인 최하위였다. 9위 NC 다이노스(89억 4777만원)와 무려 45억 5000만원 정도의 차이를 보인다. 정확히 말하면 2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2025시즌 연봉 3억이었던 송성문까지 팀에서 사라졌기에 격차가 더 벌어질 전망이다.
종목은 다르지만, 유럽 축구 사례를 보더라도 '거상(장사꾼)'이라는 평가를 받는 중상위권 구단을 보더라도 빅클럽으로 선수를 이적시키게 되면 대체자 성격의 선수를 데려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동안 키움은 이조차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실제 지난 6월에는 이정후에 대한 포스팅 수익금을 어디에 사용했느냐는 키움 팬들의 항의성 시위까지 나왔다.
키움 구단은 23일 송성문의 계약 소식이 나오자 "송성문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히어로즈의 6번째 메이저리거 배출이라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 KBO리그의 경쟁력과 위상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더 넓은 무대에서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펼치길 바라며, 송성문이 써 내려갈 새로운 도전을 한마음으로 응원하겠다"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이제는 송성문을 향한 응원과 축하보다는 냉철하게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과연 키움은 2026시즌 달라진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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