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국가대표 공격수 황희찬(29)에게 최악의 날일 만하다. 소속팀 울버햄튼 원더러스는 적지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11연패를 끊어내긴 했지만, 여전히 개막 후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한 채 2025년 일정을 마무리했다.
울버햄튼은 31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맨유와 1-1로 비겼다.
이로써 울버햄튼은 최근 이어온 11연패의 늪에서는 탈출했지만, 개막 후 19경기 연속 무승(3무 16패·승점 3점)이라는 처참한 성적으로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강등권 탈출 마지노선인 17위와 격차는 여전히 15점에 달한다. 사실상 강등이 확정적인 분위기다.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황희찬은 88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비고도 공수 양면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전반 27분 중원 지역에서 상대 수비수 에이든 헤븐을 돌파하려다 공을 빼앗기며 선제 실점의 결정적인 빌미를 제공했고, 이후에도 별다른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심지어 부상까지 당했다. 후반 43분 근육 통증을 호소한 황희찬은 페르 로페스와 교체됐다.
기록도 아쉬웠다. 황희찬은 축구 통계 사이트 '풋몹'과 '소파스코어'로부터 양 팀 통틀어 최하 평점인 5.9점을 받는 굴욕을 맛봤다. 두 시즌 전 EPL 커리어 하이(12골)를 기록했던 황희찬은 올 시즌 리그 13경기 1골을 포함해 공식전 16경기 1골 1도움 빈공에 허덕이고 있다.
사령탑 교체를 단행한 효과도 보지 못하고 있다. 울버햄튼은 롭 에드워즈 감독 부임 후 첫 승점을 따냈다.
두 팀 모두 웃지 못했다. 맨유는 부상과 국가대표 차출로 8명의 주축 선수가 빠진 가운데 최하위를 상대로 고전했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맨유는 홈팬들의 야유 속에 경기를 마쳤다.
선제골은 맨유가 터트렸다. 전반 27분 황희찬으로부터 공을 탈취한 헤븐이 울버햄튼 진영까지 전진했고, 혼전 상황에서 조슈아 지르크지의 슈팅이 라디슬라프 크레이치의 몸에 맞고 굴절되며 골망을 갈랐다.
반격에 나선 울버햄튼은 45분 코너킥 상황에서 크레이치가 타점 높은 헤더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후반전은 기이한 상황의 연속이었다. 울버햄튼 골키퍼 조세 사는 8초 규정 위반으로 프리킥을 헌납했다. 이어 예르손 모스케라가 자신의 골문으로 보낸 헤더 자책골 위기를 조세 사가 골라인 직전에서 쳐내는 등 진땀을 뺐다. 울버햄튼은 욘 아리아스의 슈팅이 골대를 살짝 빗나가며 역전 기회를 놓쳤고, 후반 종료 직전 맨유 패트릭 도르구의 골은 비디오 판독(VAR) 결과 오프사이드로 판명되며 간신히 무승부를 지켜냈다.
이미 울버햄튼은 EPL 역사상 최악의 기록을 썼다. 지난 28일 리버풀에 1-2로 패한 울버햄튼은 개막 후 18경기 무승(2무 16패)을 마크한 첫 팀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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