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려 '17연속 올스타'라는 금자탑을 세운 김단비(36·아산 우리은행 우리WON). 그도 어느덧 작별을 생각할 나이가 됐지만, 활약만큼은 아직 은퇴와는 거리가 멀다.
김단비는 4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BNK금융 2025~2026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 '팀 포니블'(감독 박정은, 코치 김완수 최윤아) 소속으로 뛴다.
지난달 18일 발표된 올스타 팬 투표 결과에서 김단비는 총 1만 9874표를 획득해 2위를 차지했다. 1위 이이지마 사키(34·하나은행, 1만 9915표)와는 단 41표 차로, 이는 팬 투표 100% 반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7~2018시즌 이후 역대 최소 득표 차다.
비록 통산 9번째 올스타 팬 투표 1위를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올해를 포함해 김단비는 무려 17회 연속 올스타에 뽑혔다. 그가 첫 올스타에 선정된 2009~2010시즌에 박정은(49) BNK 감독과 최윤아(41) 신한은행 감독, 하상윤(50) 삼성생명 감독 등이 현역선수였을 정도로 오랜 세월이 흘렀다.
올스타전 전날 열린 W-페스티벌에서 스타뉴스와 만난 김단비는 "벌써 17회 연속이다. 시간이 참 빨리 간다는 생각도 들고, 벌써 이렇게 됐나 싶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 뽑힌 팀 동료 이민지(20)를 언급하자 웃은 그는 "나도 처음 들어갔을 때는 열 번이 넘은 언니들도 있고 그랬다"고 돌아봤다.
이민지를 포함해 올해 처음 올스타전에 나가게 된 선수들을 향해 김단비는 "난 끼가 있어 재밌게 하는 선수는 아니었다. 꾸준히 팬들을 만나려고 했고, 보답하려 노력했던 선수였다. 그 선수들도 항상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웃으면서 인사도 잘 해줬으면 좋겠다. 그러면 17회를 넘어 20회까지도 가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올해 올스타전은 WKBL 통산 최다 득점(8404점)·출전(603경기, 이상 4일 기준) 1위에 빛나는 김정은(39·하나은행)이 은퇴 전 마지막으로 출전한다. 대표팀과 우리은행에서 한솥밥을 먹은 김단비는 "아직은 계속 뛰고 있어서 실감은 안 나는데, 은퇴식을 해야 다가올 것 같다"며 "피지컬만 보면 더 해도 되지만, 언니의 다른 고충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선택을 존중한다"고 얘기했다.
김단비 본인도 벌써 30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은퇴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그는 "내가 생각한 시간이 조금 지나긴 했다"고 웃으며 "그때가 되면 시즌 전에 딱 말씀을 드리고 마지막을 열심히 잘 해보겠다"고 예고했다.
현실적인 이유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김단비는 "내가 만약 혼자라면 모르겠지만, 결혼을 했기 때문에 2세 생각을 해야 할 부분이 있다. 나 혼자 뛰고 싶다고 해서 뛸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날 W-페스티벌에 참가한 유소녀 선수들을 지켜본 그는 "이제는 선수가 아니라 학부모로 있어야 할 나이"라고 농담을 던지며 "조금씩 그런 걸 느끼게 된다"고 했다.
기량은 은퇴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올 시즌 김단비는 14경기에 출전, 평균 34분 38초를 소화하며 17.5득점 11.4리바운드 3.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리바운드 1위, 득점 2위, 어시스트 4위, 블록 4위(1.1개) 등 다양한 부문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특히 2라운드에서는 MVP에 올랐는데, 덕분에 1라운드 공동 최하위(1승 4패)였던 우리은행은 2라운드 4승 1패로 단숨에 중위권 복귀에 성공했다.
전반기를 돌아본 김단비는 "왔다 갔다 하는 것 같다. 최악으로 갔다가, 다행이다 싶었다가 다시 최악으로 간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느낌의 시즌"이라고 밝혔다. 위성우(55) 우리은행 감독도 "이런 시즌은 처음"이라고 했는데, 김단비는 "난 선수로서 1위도, 꼴찌도 해봤다. 모든 건 영원한 건 없다고 생각한다"며 "꾸준히 계속하면 우리의 중간을 찾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도 우리은행은 박지현(26·토코마나와)과 최이샘(32·신한은행), 박혜진(36·BNK) 등의 이탈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오히려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그렇기에 올해 기대치도 높을 수밖에 없었다. 김단비는 "내가 갖고 있던 모든 걸 쏟아부은 시즌"이라며 "100%가 아니라 200%까지, 영혼까지 끌어모은 시즌이었다. 그래서 작년만큼 해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도 갖게 된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내려놓기가) 쉽지 않다. 선수들이 다 해주고 뒤에 살짝 물러나 있으면 모르겠지만, 그게 아니기 때문에 아직은 안될 것 같다"며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래도 김단비를 도와줄 선수들은 있다. 특히 신한은행 시절 같이 뛰었던 강계리(33), 유승희(32), 박혜미(31), 한엄지(28) 등은 김단비를 잘 알고 있어 그가 원하는 대로 따르고 있다. 김단비는 "다시는 안 보게 될 줄 알았는데 또 만나게 된다"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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