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철우(41) 우리카드 감독대행이 1위팀 대한항공을 낚은 비결 중 하나로 장인어른 신치용(71) 전 삼성화재 감독을 꼽았다.
우리카드는 지난 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정규리그 4라운드 홈 경기에서 대한항공에 세트 점수 3-0(25-23, 25-22, 25-22)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6위 우리카드는 8승 12패(승점 24)로 5위 OK저축은행(9승 11패·승점 28)을 4점 차로 추격했다. 일격을 당한 대한항공은 3연패에 빠지며 14승 6패(승점 41)로 2위 현대캐피탈(12승 7패·승점 38)과 승점 차를 벌리지 못했다.
기대보다 우려가 많은 경기였다. 상대가 주포 정지석과 차세대 에이스 임재영이 부상으로 빠져 2연패 중이었으나, 올 시즌 우리카드는 유독 홈과 대한항공에 속수무책이었다.
그러나 외인들의 강력한 서브와 상대의 전략을 간파한 로테이션으로 대한항공을 무력화했다. 우리카드의 대한항공 상대 시즌 첫 승리로, 홈에서 대한항공에 셧아웃 승리를 거둔 건 2022~2023시즌 5라운드가 마지막으로 무려 3년 만의 일이다.
박철우 감독대행은 데뷔전인 OK저축은행 3-2 승리에 이어 2연승으로 꼬인 실타래를 잘 풀어나갔다. 지난달 30일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이 상호 합의로 계약 해지된 후 첫 홈경기였다. 박 대행은 완벽한 승리에도 쉽게 긴장을 놓지 못했다.
경기 후 박 대행은 "사실 아직도 (팀을 이끄는 것이) 얼떨떨하다. 피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내가 이 자리를 감당할 수 있을까 싶었다. 돌이켜보니 내가 책임지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워낙 부족한 게 많아 스태프들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그러면서 "여러 감독님이 감독은 고독한 자리라고 하셨는데 왜 힘들다고 하셨는지 알 것 같다. 선수들과 코트에서 함께 호흡한다는 건 정말 즐겁고 좋은 일이지만, 책임감과 불안감이 분명히 있다. 내 판단 하나, 행동 하나가 선수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어 매사 조심스럽고 신경 쓰인다. 선수 때가 나은 것 같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지도자 경력 자체가 짧으니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선수 시절 6번의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경험한 박 대행은 2023~2024시즌 은퇴 후 해설위원을 거쳐 지난해 4월 우리카드 코치로 부임했다. 8개월의 짧은 이력에도 빠르게 선수단에 녹아들었고 파에스 감독 후임으로 낙점됐다. 이날도 상대의 아웃사이드히터 배치와 세터 배분과 관련해 꼼꼼하게 준비한 것이 돋보였다. 든든한 지원군이자 장인 신치용 전 감독이 있어 가능했다.
"누구에게 많은 조언을 받고 있냐"라는 질문에 박 대행은 "답이 정해져 있는 것 같다"라고 웃으면서 "장인어른에게 많이 여쭤본다. 나아갈 방향성이나 전술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조언을 해주신다. 내가 가진 최고의 장점 하나가 좋은 선생님이 바로 옆에 계신다는 점이다. 지도자는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하셔서 매일 조심하고 준비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