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은퇴를 선언한 황재균(39)이 자신과 반대의 길을 선택한 동갑내기 친구 장시환(39·LG 트윈스)을 진심으로 응원했다.
황재균은 지난 7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 프로야구(MLB) 사무국-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동 주최의 유소년 클리닉에 참석했다.
2017시즌 인연이었다. 2016시즌을 마치고 첫 FA 자격을 갖춘 황재균은 샌프란시스코와 스플릿 계약을 체결하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마이너리그에서 2017시즌을 시작했으나, 극적으로 메이저리그에 콜업돼 21번째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됐다. 메이저리그 성적은 18경기 타율 0.154(52타수 8안타) 1홈런 5타점 2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459.
오랜만에 입는 야구 유니폼이기도 했다. 황재균은 지난달 19일 원소속팀 KT 위즈와 협상을 종료하고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2006 KBO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24순위로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한 뒤 20년 만의 일이었다. KBO 통산 기록은 2200경기 타율 0.285(7937타수 2266안타) 227홈런 1121타점 1172득점 235도루, 출루율 0.349 장타율 0.436.
황재균과 더불어 2006년 육성선수로 입단했던 정훈(39)까지 지난달 현역 은퇴를 선언하면서 이제 KBO 리그에는 현대 출신 야수는 한 명도 남지 않게 됐다. 누구보다 몸 관리에 철저했고 실제로 나이답지 않은 성적을 내고 있던 황재균이었기에 더 뜻밖으로 여겨졌다.
지난해 한화 이글스에서 방출 후 12월 극적으로 LG와 계약한 장시환은 "(황)재균이가 본인은 정말 (선수 생활) 오래 할 거라면서 '내가 마지막 유산으로 남겠다'고 했다"라고 뒷이야기를 밝혔다. 이어 "내가 방출되고 재균이는 FA지만, 재계약 확률이 더 높으니까 재균이가 하겠구나 했는데 갑자기 은퇴하더라. 그 뒤에 내가 LG와 계약해서 내가 마지막 유산이 됐다. 이게 다 재균이 때문"이라고 헛웃음을 지었다.
당시 장효훈이라는 이름의 장시환은 2007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2순위로 입단했다. 그리고 2026년 1월 시점 투·타 통틀어 마지막 남은 현대 멤버이기도 하다. 지난해 중반 은퇴도 고민했던 장시환은 아내의 응원과 황재균의 은퇴에 마음을 다잡았다.
장시환은 "LG 프런트에 현대 출신이 많은데 나를 볼 때마다 '마지막 유산'이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한 2~3년은 더 이 소리를 들어야 할 것 같다. 마지막 유산이 되자마자 바로 없어지면 안 되지 않나"라고 말했다.
친구의 애정 어린 원망을 취재진으로부터 전해 들은 황재균이다. 황재균은 "모든 선수가 내가 이렇게 빨리 그만둘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 아픈 데가 없어서 45세, 50세까진 할 거 같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장시환이 본인의 의지대로 현대 왕조의 마지막 페이지를 잘 마쳐주길 바랐다. 황재균은 "나 스스로 내려온 것이다. 사실 나도 현대의 마지막 유산은 내가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장)시환이가 불사조처럼 살아났다. 시환이에게도 전화해 '네가 마지막이니까 마무리 잘해라. 끝까지 열심히 해달라'고 했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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