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가 배드민턴 여제의 위엄에 놀랐다. 안세영(24·삼성생명)이 말레이시아 오픈 3연패라는 대업을 달성하자 전 외신들은 찬사를 쏟아내고 있다.
안세영은 11일(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말레이시아 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2위 왕즈이(중국)를 2-0(21-15, 24-22)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안세영은 2024년, 2025년에 이어 3년 연속 말레이시아 오픈 정상에 서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타이쯔잉(대만)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달성했던 말레이시아 오픈 3연패 기록과 동률이다.
또한 왕즈이를 상대로 파죽의 9연승을 달리며 통산 전적을 17승 4패로 벌려 완벽한 천적임을 입증했다. 이번 우승으로 안세영은 10만 1500달러(약 1억 4000만 원)의 상금까지 거머쥐었다.
경기 후 BWF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해가 막 시작됐지만, 안세영은 이미 라이벌들에게 불길한 메시지를 보냈다"며 "지난해 기록적인 시즌을 보낸 지 불과 몇 주 만에 새 시즌 첫 대회부터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고 극찬했다.
특히 2세트 대역전극에 대해 "차분함과 믿음, 그리고 체력의 승리였다"고 집중 조명했다.
말레이시아 유력지 '더 스타' 역시 "안세영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배드민턴 여제임을 증명했다"며 "전설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자격이 충분하다"고 치켜세웠다.
싱가포르 '더 스트레이츠 타임즈'도 "안세영이 지난 시즌 멈췄던 곳에서 다시 시작했다. 23세의 여왕이 왕즈이를 또다시 압도했다"며 놀라워했다.
안세영은 BWF와 인터뷰에서 2세트 8점 차 열세를 뒤집은 비결을 밝혔다. 기적적인 역전극에 대해 안세영은 "8점 차로 뒤지고 있을 때 스스로 긴장을 풀고 차분해지려고 노력했다. 상대(왕즈이)가 주저하는 순간 자신감이 솟구쳤다"며 "나도 모르는 사이에 앞서가고 있었고, 거기서부터 자신감을 가지고 밀어붙였다. 새해를 좋게 시작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신력이 돋보인 경기였다. 1게임 초반 1-6으로 끌려가던 안세영은 당황하지 않고 추격해 12-11로 전세를 뒤집은 뒤, 19-15에서 연속 득점으로 첫 게임을 따냈다.
승부처는 2게임이었다. 안세영은 중반 범실이 겹치며 8-14, 9-17, 13-19까지 뒤처지며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안세영은 포기하지 않았다. 왕즈이가 승리를 의식해 흔들리는 틈을 놓치지 않고 맹공을 퍼부어 기어코 19-19 동점을 만들었다. 결국 듀스 접전에서 왕즈이의 공격이 네트에 걸리며 23-22로 매치 포인트를 잡은 안세영은 마지막 랠리를 승리로 장식하며 포효했다.
반면 왕즈이의 무기력한 패배에 중국은 충격에 빠졌다. 중국 매체 '시나스포츠'는 "왕즈이가 2세트 8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무너졌다"고 알렸다.
심지어 중국 팬들은 "왕즈이는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압박감을 견디는 멘탈 회복력이 부족하다. 안세영은 너무나 큰 벽", "왕즈이는 멘탈 붕괴의 표본"이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지난해 안세영은 11승을 쓸어 담으며 1990년대 이후 단일 시즌 최다 우승 타이기록과 역대 최고 승률(94.8%), 사상 최초 상금 100만 달러 돌파라는 역사를 썼다.
이미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올림픽을 제패한 안세영은 오는 4월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 트로피만 추가하면 카롤리나 마린(스페인)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또한 9월 열리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는 대회 2연패 사냥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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