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을 만들기 위해 마련한 전지훈련이었지만 오히려 살이 빠졌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을 준비하는 안현민(23·KT 위즈)이 제대로 액땜을 했다.
2026 WBC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 9일 사이판행 비행기에 오른 야구 대표팀은 10일부터 올레아이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첫 훈련에 나섰다.
그러나 당시 잠시 훈련장에 나왔다가 조기 퇴근한 안현민은 이튿날엔 아예 훈련에서 제외됐다. 이유는 예기치 못한 몸살 때문이었다. 대표팀 관계자는 "안현민은 가벼운 몸살 증세로 호텔에서 휴식 취하고 있다"며 "캠프 초반이라 무리시키지 않고, 예방 차원에서 휴식을 부여했다"고 전했다.
첫 턴 마지막 사흘차 훈련에 안현민은 모습을 드러냈지만 초췌한 모습이었고 어색함을 털어내고 유쾌하게 훈련을 받는 동료들과는 어딘가 다소 대비됐다. 몸살 증상 중 하나로 목소리가 잠겨 말을 하기 힘들 정도였던 영향이 있었다.
때마침 휴식일이 찾아왔고 이후 14일 훈련에선 정상적으로 동료들과 어울리며 배팅 훈련에도 나섰다. 몸살 여파 때문인지 어딘가 타이밍이 맞지 않는 느낌이었지만 우려했던 최악의 상황은 벗어난 듯했다.
훈련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안현민은 "준비를 잘해서 왔는데 며칠간 공백이 있다 보니까 처음부터 끌어올리는 느낌으로 해야 될 것 같고 그래야 된다는 걸 오늘 확실히 느꼈다"며 "아직 몸 상태가 아직 100%가 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인터뷰 도중에도 기침이 새어나왔다. 체중도 3㎏나 빠졌다. 안현민은 "지금은 괜찮은데 그전에는 식은땀이 나니까 어느 온도에 있어도 춥다고 느꼈다. 이제 회복을 하고 있어 따뜻한 날씨가 추운 것보다는 조금 나은 것 같다"고 전했다.
대표팀 외야는 극도의 혼돈에 빠져 있다. 누구를 제외해야 할지 판단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이기에 경쟁자들과 달리 숙소에만 박혀있어야 하는 게 답답했을 법하다. 그럼에도 안현민은 "쉬어야지 빨리 나으니까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며 "체중 감량이 섭취를 많이 못해서 된 것이기 때문에 운동을 하고 정상적인 섭취가 됐을 때는 금방 올라오는 거라서 크게 걱정은 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헤라클레스 같은 탄탄한 체격을 갖췄지만 감기에는 유독 약하다. "작년에도 그랬고 해외에 가면 항상 한 번씩은 감기에 걸리더라. 올해는 안 걸려야겠다고 신경을 썼는데도 그런 걸 보면 연례행사같다"며 "앞으로 어떻게 준비를 하느냐가 더 중요할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캠프를 시작도 안 한 것과 마찬가지라서 다시 새롭게 준비하는 게 더 편할 것 같다"고 전했다.
안현민은 수비에선 경쟁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점을 보이지만 타격에선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임팩트를 보였다.
2022년 KT에서 데뷔해 일찌감치 현역병으로 병역 의무를 마친 안현민은 지난해 뒤늦게 팀에 합류해 112경기에만 나서타율 0.334 22홈런 80타점 72득점 7도루, 출루율 0.448, 장타율 0.570, OPS(출루율+장타율) 1.018을 기록해 신인왕과 동시에 외야수 황금장갑까지 손에 넣었다.
지난해 11월 열린 K-베이스볼 시리즈에선 호수비도 펼쳤다. 류지현 감독 또한 "최대한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한다. 안현빈을 뽑는다고 했을 때는 장점을 보고 뽑겠지만 꼭 지명타자라는 생각을 갖고 있진 않다"며 "1년 내내 지켜봤는데 굉장히 대범한 선수다. 대표팀에 처음 나서는 선수가 일본에서도 좋은 선수들을 내보냈는데 타석에서 이겨내는 모습을 봤다. 결과를 냈다는 것만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이기고 들어가더라. 그건 굉장히 중요한 것이다. 첫 경험에 그런 모습을 봤기에 더 기대치가 충분히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현민 또한 "저희팀 (박)경수 코치님께서도 말씀해 주셨는데 본 캠프를 가면 엑스트라든 야간이든 계속 수비를 하게 될 것 같다. 해야 늘기 때문에 수비를 중점으로 할 것 같다"고 약점을 보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대표팀은 오는 21일 한국으로 돌아간 뒤 각자 소속팀 캠프에 참가한다. 일주일 기간 동안 너무 많은 걸 하려고 욕심내진 않으려고 한다. 안현민은 "제가 가지고 왔던 몸 상태까진 올려서 가야 될 것 같은데 이제 일주일 남짓 남았기 때문에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다"며 "이번 캠프 기간에 어필하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타격을 강점으로 가야 될 선수이기 때문에 WBC에 발탁이 된다면 그쪽으로 계속 생각하고 나아가야 될 것 같다"고 밝혔다.
평소 메이저리그를 즐겨보기로 알려져 있는 안현민에겐 하나의 바람이 있다. WBC에 출전한다면 꼭 만나보고 싶은 선수가 있다는 것. "붙어보고 싶다기보다는 던지는 걸 봤으면 하는 선수가 있다. 폴 스킨스(피츠버그)"라며 "그 선수를 대학 시절부터 봤는데 그 때랑 같은 느낌으로 MLB에서 던지고 있더라. 공이 어떻게 날아올까 정말 궁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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