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 공교로운' 우연이 낭만적인 재회로 이어졌다. 키움 히어로즈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서교수' 서건창(37)이 마침내 친정팀의 유니폼을 다시 입는다. 키움 히어로즈 신임 박병호(40) 잔류군 코치가 덕담을 해줬다는 사실이 전해진 날 서건창의 '낭만' 복귀가 확정됐다고 한다.
키움 구단은 16일 오후 "내야수 서건창과 연봉 1억 2천만원에 선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2025 시즌 종료 후 KIA 타이거즈에서 방출된 서건창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다 키움 구단이 손을 내밀어 낭만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이번 복귀가 더욱 드라마틱한 이유는 타이밍에 있다. 서건창의 계약 발표 전날(15일) 박병호의 은퇴 및 코치 부임 기자회견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박병호를 향해 '미계약자 신분으로 현역 연장의 갈림길에 서 있는 서건창과 연락을 주고받고 있느냐'는 내용이었다.
이에 박병호는 "종종 연락하면서 지내고 있다. 사실 계약과 관련해서는 제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없다. 다만, 선수가 (현역 연장의) 꿈을 갖고 있다면 계속 도전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 그런 대화들을 나눴다. 사실 기다림이 필요할 것 같은데 '준비하면서 기다리자'는 이야기를 해줬다"고 답했다.
키움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박병호가 따뜻한 위로를 한 사실이 전해진 날 서건창의 계약이 확정됐다고 한다. 해당 관계자는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2026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계속해서 서건창과 연락을 유지하며 영입 가능성을 검토했다. 결국 박병호의 기자회견이 끝난 뒤 그날 저녁에 영입 확정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서건창은 우리 구단에서 전성기까지 보낸 선수다. 다른 구단에 있을 때도 계속해서 좋은 감정을 유지했고 안부 연락을 주고받았었다"고 덧붙였다.
서건창의 영입에는 어느 정도 예우 차원도 있다. 이 관계자는 "사실 서건창이 우리 구단에서 뛸 당시에 팀에 공헌한 것들이 매우 많다. 프로야구 무대에서 200안타를 최초를 쳤을 뿐 아니라 9시즌이나 오래 뛰어준 선수다. 무엇보다 구단과 선수 모두 마무리는 히어로즈에서 하자는 서로의 공감대가 컸다. 비시즌 몸을 잘 만든다면 반등할 수 있는 가능성도 봤다. 자기 관리가 워낙 좋은 선수"라고 밝혔다.
사실 박병호와 서건창 역시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다. 그만큼 각별하다. 2010년 초반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주역 중 하나다. 박병호는 홈런왕으로 KBO 리그를 그야말로 지배했고, 서건창 역시 2014시즌 KBO 리그 역대 최초 200안타라는 대기록을 쓰면서 맹활약했다. 나란히 골든글러브는 물론이고 박병호가 2013시즌, 서건창이 2014시즌 MVP를 각각 수상하며 한국프로야구의 정점에 섰고 그만큼 마음을 나눈 사이다.
박병호 역시 "야구 인생에서 창단 첫 가을야구 진출을 했던 당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저 역시 무명 선수였다가 처음으로 가을야구를 경험했었다. 당시 선수들 역시 사연 있는 이들이 많았다. 선수들과 똘똘 뭉치면서 정말 행복했고 기뻤다. 기억에 남는 동료들 역시 당시 함께했던 선수들이다. 1번 타자부터 9번 타자까지 선수들도 굉장히 좋았다. 선수들끼리 서로 응원하면서 끈끈한 모습들이 있었다. 트레이드를 통해서 온 선수도 있었고, 각자 사연을 가진 선수들이 많았기 때문에 정말 재미있게 야구했던 것 같다. 그 선수들이랑 했던 그 시절이 가장 즐거웠다"고 떠올리기도 했다.
서건창 역시 "저를 많이 사랑해주셨던 팬들 앞에 다시 설 수 있어서 감회가 새롭다. 그라운드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것 자체로도 행복하다. 좋은 기억이 많은 곳으로 돌아온 만큼 책임감을 갖고 후배들을 잘 다독이면서 좋은 시즌을 치를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는 복귀 소감을 전했다.
키움 구단 역시 "서건창의 친정팀 복귀를 환영한다. 풍부한 경험은 물론 히어로즈의 문화와 시스템을 잘 이해하고 있는 선수다. 자기 관리가 철저한 선수인 만큼 이번 겨울을 잘 준비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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