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위즈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끈 캡틴 황재균(39)이 은퇴 후에도 마법사 군단을 따뜻하게 챙겼다.
이강철(60) 감독이 이끄는 KT 선수단은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스프링캠프가 열릴 호주 질롱으로 떠났다.
전날(20일) FA 신분이었던 장성우(36)까지 계약을 완료하면서 코칭스태프 12명, 선수 48명까지 총 60명이 호주로 함께 갈 수 있게 됐다. 이들 중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비 1차 캠프에서 이날 귀국하는 고영표, 소형준, 박영현, 안현민 등 4명은 23일 따로 호주로 향한다.
이번 캠프에는 새로운 얼굴들이 대거 합류했다. 지난해 FA 계약을 맺은 김현수, 최원준, 한승택을 비롯해 한승혁, 안인산, 외국인 선수 4명(아시아쿼터 선수 포함), 그리고 2026년 신인 5명(투수 박지훈, 고준혁, 내야수 이강민, 김건휘, 임상우) 등 총 14명의 선수가 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오전 8시 출발 비행기였기에 인천공항 소집 시간은 오전 5시였다. 대부분의 선수단은 수원KT위즈파크에 새벽 4시에 모여 공항으로 함께 향했는데, 이들보다 먼저 도착한 깜짝 손님이 있었다.
바로 얼마 전 현역 은퇴를 선언한 황재균이었다. 황재균이 자신이 직접 준비한 샌드위치와 음료 그리고 간단한 간식이 동봉된 선물 세트와 함께 선수단을 맞이했다. 구단에만 귀띔하고 선수단에는 비밀로 했기에 모두가 놀라면서도 반가워했다.
가장 먼저 황재균을 만난 김현수는 "은퇴 자체는 이미 동기들끼리 모여서 밥 먹으면서 말했다. 아까 (황)재균이와 쓸데없는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안 하던 짓을 하길래 왜 샌드위치 사 왔냐고 물어봤다"고 웃었다.
이번 겨울 처음부터 끝까지 KT를 놀라게 하는 황재균이다. 지난해 황재균은 백업부터 시작했음에도 끝내 정규시즌 112경기 타율 0.275(385타수 106안타) 7홈런 48타점 50득점 3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15를 기록하며 KBO 수비상 1루 부문 3위에도 올랐다. 성과를 바탕으로 시즌 후 4번째 FA를 선언했다. 더욱이 지난해 11월 수원에서 열린 KT 팬 페스티벌에 FA 신분임에도 장성우와 함께 찾았기에 계약에 대한 기대감은 높았다.
그러나 황재균은 KT의 제안을 받고 오랜 고민 끝에 유니폼을 벗었다. 2006 KBO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24순위로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한 뒤 20년 만의 일이었다. 그렇게 2021년 KBO 막내 구단 KT의 첫 정규시즌 1위와 한국시리즈 제패를 이끈 우승 주역 황재균은 그라운드를 떠났다.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난 이강철 감독 역시 "진짜 거짓말 안 하고 (황)재균이가 은퇴한다고는 생각도 못 했다. 은퇴하기 전 일요일에 갑자기 전화가 오길래 계약했나 했는데 은퇴한다고 하더라"고 당황스러웠던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한편으로는 재균이도 사람인데 현실적인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나와 7년을 함께했고 우승도 함께한 우승 주장이다. 정말 고마웠다는 말을 다시 한번 전하고 싶고 어떤 일이든 잘하면 좋겠다. 오키나와도 온다는데 식사도 하려 한다"라고 덧붙였다.
은퇴 후 황재균은 유튜브와 예능 출연을 비롯해 이곳저곳 얼굴을 알리고 있다. 입담도 좋은 편이었기에 이미 많은 곳으로부터 제의받은 상황. 황재균은 지난 7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동 주최 유소년 클리닉에서 은퇴 이유와 진로에 대한 고민을 밝힌 바 있다.
"당분간 지도자 생각은 없다. 20년간 야구로 스트레스받았다"라고 선을 그은 황재균은 "난 지금 딱 여기서 그만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팬들에게는 정말 아프지 않고 꾸준하게 어떤 경기, 어떤 포지션, 어떤 타선이든 가리지 않고 나갈 수 있는 선수로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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