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LG 트윈스 우완 투수 이민호(25)가 결연한 심정으로 스프링캠프지로 향했다.
이민호는 지난 23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열릴 LG 스프링캠프 출국을 앞두고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군대를 다녀오고 여유가 생겼냐'는 질문에 "여유가 더 없어졌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휘문고 졸업 후 2020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LG에 입단한 이민호는 3년 전 LG 마운드를 이끌어갈 기대주로 여겨졌다. 데뷔 첫해부터 1군 풀타임을 소화했고, 입대 전까지 76경기 24승 23패 평균자책점 4.58, 351⅔이닝 247탈삼진을 기록했다. 특히 2022년에는 26경기 12승 8패 평균자책점 5.51로 LG 토종 선발 최연소 10승에 성공해 제대 후에도 선발진에 한축을 맡아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그가 군에 있는 동안 LG 마운드는 180도 달라졌다. 프랜차이즈 스타 임찬규(34)가 토종 에이스로 발돋움하고, 2024년 손주영(28), 2025년 송승기(24)가 나타나면서 리그에서 가장 강한 선발진을 갖춘 팀이 됐다. 지난해 4번째 통합 우승도 토종 선발진의 힘이 컸다. 임찬규, 손주영, 송승기가 각각 11승으로 총 33승을 합작하면서 1994년 이상훈-김태원-정삼흠 트리오의 토종 선발 3명 10승 기록을 31년 만에 다시 썼다.
촉망받던 유망주 출신의 예비역도 단연 긴장할 수밖에 없다. 이민호는 "내가 있을 때는 우리 국내 선발진이 항상 약점이라는 이야기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최고의 선발진이 있다. 원래도 내 자리가 있다고 생각한 적은 없는데, 지금은 더 내 자리가 없다고 느낀다. 그래서 올해는 어떤 보직이든 무조건 1군에만 풀 시즌 붙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민호는 최고 시속 151㎞의 빠른 공과 140㎞ 이상의 슬라이더가 강점인 투수였다. 스트라이크존 높은 곳도 곧장 꽂아 넣어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의 혜택을 받을 것도 기대된다. 하지만 이민호는 당장 2년 반의 공백 적응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이민호는 "내가 군대 가기 전에는 빠른 공 투수에 속했다. 그런데 다녀오니까 그게 아니어서 변화구를 그동안 안 던지던 몸쪽으로 던진다든가 내가 살아남을 길을 연구했다. 슬라이더 다음 변화구가 딱히 없었는데 커브든 뭐든 연습도 많이 해서 가기 전보단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구속은 올릴 수만 있다면 시속 165㎞까지도 올리고 싶다. 하지만 구속은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일단 아파서 수술하고 군대에 간 거라 안 아픈 게 첫 번째다. 안 아플 때 모습을 보여주는 게 우선이고 풀 시즌을 치를 수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어느덧 7년 차 투수가 됐지만, 마음가짐은 신인의 그것과 닮아있었다. 스스로 느낀 위기감 때문이다. 이민호는 "군대도 다녀왔다. 이제는 아프거나 못하면 안 된다. 제대로 잘해야 하는 상황이라 여유보단 잘하겠다는 마음이 더 커졌다"라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이어 "군대 가기 전에 정말 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갔기 때문에 내 걱정이 제일 크다. 아픈 건 이제 솔직히 핑계라고 생각한다. 아픈 것도 실력이고, 이제 수술 다 하고 깔끔하게 준비를 마쳤으니 잘하는 일만 남았다. 다행히 제대 후 5~6번의 연습경기에서 구속이 생각보다 잘 나왔다. 지금보다 더 좋아져야 하고, 좋아져야 할 것이 정말 많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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