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런 군단의 부활 예감이 든다. 성장과 반등이라는 제 각각의 목표로 나서는 두 거포 자원이 미국 플로리다 SSG 랜더스 1차 스프링캠프에서 남다른 케미를 뽐내고 있다.
SSG는 지난달 23일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 스프링캠프 출국길에 올랐다. 앞서 19일 이숭용 감독과 베테랑들이 선발대로 먼저 비행기에 올랐는데 이 중엔 이적생 김재환(38)도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김재환은 2008년 두산 베어스에서 데뷔해 지난해까지 원클럽맨으로 뛰었으나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 SSG와 2년 22억원(옵션 6억 포함)에 계약을 맺었다.
SSG는 지난해 강력한 마운드와 달리 허약한 타선으로 인해 3위에 만족해야 했다. 타선의 힘이 뒷받침됐다면 더 높은 순위도 기대해 볼 수 있었기에 올 시즌 최대 과제는 타선을 보강하는 것이었고 김재환을 데려오며 힘을 더했다.
SSG는 홈런 군단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전반적인 타율은 높지 않으나 화끈한 한 방으로 승리에 필요한 점수를 뽑아냈다. 2017년과 2018년, 2021년부터 3년 연속 홈런 1위를 석권했다.
KBO 통산 홈런 1위 최정(518홈런)을 비롯해 외국인 타자들의 존재가 컸지만 이들을 뒷받침하는 토종 타자들이 즐비해 홈런 군단의 명성을 얻을 수 있었다. 여전히 최정을 필두로 기예르모 에레디아, 한유섬도 있지만 더 기대가 쏠리는 건 이적생 김재환과 지난해 괄목할 성장세를 그린 고명준(24)이다.
김재환은 장타력에서 있어선 설명할 게 없으나 최근 하락세를 그렸다. 스스로도 잠실구장에 대한 부담감을 나타내던 중 타자 친화적인 SSG랜더스필드를 홈으로 활용하는 SSG로 이적해 올 시즌 기대가 크다.
고명준 또한 지난해 데뷔 후 최다인 17홈런을 날렸고 후반기 상승세에 이어 가을야구에서도 홈런 3개를 터뜨리며 올 시즌을 더 기대케 만들었다.
기존엔 최정의 어깨가 무거웠으나 고명준이 성장했고 김재환까지 합류하며 더욱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숭용 감독은 앞서 "지난해 타격 때문에 부침을 겪었는데 재환이가 오면서 더 선수들에게 시너지 효과가 나오지 않을까라고 기대를 하고 있다"며 "재환이도 독한 마음을 먹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등이 절실한 김재환은 SSG의 미래 고명준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SSG와 계약을 체결한 뒤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고명준과 인사를 나누며 스프링캠프에서 함께 운동하자는 제안을 했는데 고명준도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는 게 구단의 설명이다.
SSG 선수단은 동이 트기 전인 새벽 일찍부터 일어나 하루를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열고 있는데 김재환과 고명준은 새벽 6시에 클럽하우스로 출근해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SSG에 따르면 김재환은 웨이트 트레이닝 과정에서 힘을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과 타격에 도움이 되는 움직임을 중심으로 자신의 경험을 전수하고 있다. 동작 하나하나를 직접 설명하며 훈련을 이끌었고 고명준은 선배의 조언을 바탕으로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아직은 경험을 바탕으로 더 성장해야 하는 고명준이지만 잠재력 만큼은 충분하다. 이숭용 감독은 "명준이가 이제 (풀타임) 3년 차다. 3년째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 때쯤엔 올라와 줘야 한다. 제가 생각하는 만큼 올라오지 못하면 다른 사람을 찾아야 되지 않나 생각도 하고 있다"면서도 "30홈런 이상은 친다고 보고 있다. 본인이 그 틀을 자꾸 깨려고 노력하고 모든 걸 쏟아 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면에서 프로에서 특히나 거포로서 탄탄한 커리어를 쌓은 김재환의 제안은 고명준에게도 매우 반가웠다. 고명준은 "김재환 선배님이 먼저 운동을 하자고 제안해 주셨다. 정말 좋았다. KBO리그에서 300개 가까이 홈런을 친 강타자이시다. 또 홈런왕과 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오르기도 하셨다. 대단하다는 생각만 든다"고 존경심을 나타냈다.
이어 "그런 선배님과 함께 운동하면서 나도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있다. 운동을 같이 하면서 얻어가는 게 많다. 김재환 선배님처럼 몸을 키워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며 "선배님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휴식일을 제외하고 3일 내내 하신다. 나도 같은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몸이 적응하면 더 스퍼트를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김재환에게도 얻는 게 있다. 그는 "명준이와 함께 운동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먼저 제안했다. 명준이도 흔쾌히 받아들여 함께 훈련하게 됐다. 성격이 서글서글해 선배들과도 잘 어울리고, 어린 나이에도 1군에서 뛰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라며 "나 역시 그 나이에 그런 경험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 대단하게 느껴진다. 앞으로 더 좋아질 선수라고 생각하고 있고, 내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 다만 타격 기술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디테일한 조언보다는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이야기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14살 차이로 쉽게 다가가기 힘든 선배지만 이런 계기로 인해 더 가까워지고 궁금한 걸 해결할 수 있게 됐다. 고명준은 "야구에 대해서도 내가 많이 물어보려 한다. 타격 훈련할 때도 '어떤 생각으로 치는지',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도 김재환 선배님께 여쭤본다. 큰 도움이 된다"고 흡족해 했다.
이숭용 감독은 타선 강화를 이번 시즌 반등의 열쇠로 꼽았다. 그 중심에 서야 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김재환과 고명준이기에 더욱 서로 힘을 보태며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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