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키 여제가 올림픽 라스트 댄스 무대에서 치명적인 부상으로 쓰러진 뒤 심경을 밝혔다. 린지 본(41·미국)은 전방십자인대 완파라는 치명적인 부상을 안고 올림픽 출전을 감행했지만, 경기 시작 13초 만에 치명상을 당하고 말았다.
영국 매체 'BBC'는 10일(한국시간) "본은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알파인 스키 여자 활강 경기에서 사고를 당해 복합 경골 골절 중상을 입었다"며 "본은 이미 왼쪽 무릎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된 상태로 출전을 강행했지만, 경기 시작 13초 만에 기문에 걸려 중심을 잃고 처참하게 설원 위로 고꾸라졌다"고 보도했다.
최악의 부상으로 꿈이 무너졌음에도 본은 담담했다. 본은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나의 올림픽 꿈이 내가 꿈꿨던 방식으로 끝나지는 않았다"며 "동화 같은 결말은 아니었지만, 그것이 인생이다. 나는 감히 꿈을 꾸었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본은 "경기 당시 상황이 내가 바랐던 대로 끝나지 않았고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지만, 나는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본은 "어제 출발선에 섰을 때의 그 놀라운 기분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그 자리에 서 있었다는 것 자체가 승리였다"고 덧붙였다.
특히 대회 개막 불과 9일 전 왼쪽 무릎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는 중상을 입었음에도 출전을 강행한 것에 대해 "부상과 이전의 수술 이력들이 이번 사고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사고 당시 상황은 참혹했다. 13번째 순서로 나선 본은 첫 번째 기문을 통과하던 중 기문에 팔이 걸리며 몸이 뒤틀렸고, 시속 약 112km의 속도에서 중심을 잃고 추락했다.
사고 직후 본은 비명을 지르며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고, 슬로프 위에서 약 15분간 응급 처치를 받은 뒤 헬기에 실려 트레비소의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본이 쓰러진 순간, 경기장에는 망연자실한 침묵만이 흘렀다.
일각에서는 본의 무리한 출전을 두고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동료들로부터는 용기 있는 도전이라는 옹호가 쏟아졌다. 킬리 캐시먼(미국)은 "스키 경기를 모르는 사람들은 어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본은 기문에 팔이 걸려 몸이 뒤틀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페데리카 브리뇨네(이탈리아) 역시 "자신의 몸이라면 경기에 나갈지 말지는 본인이 결정할 문제지 타인이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고 힘을 보탰다.
본은 "스키는 언제나 믿을 수 없이 위험한 스포츠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인생에서 위험을 감수한다"며 "우리는 꿈꾸고, 사랑하고, 뛰어오른다. 때로는 떨어지고 마음이 부서지기도 하지만,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 인생의 아름다움"이라고 말했다.
또한 "내 여정을 통해 여러분 모두가 위대하게 도전할 용기를 갖길 바란다. 인생은 자신에게 기회를 주지 않기엔 너무 짧다. 유일한 실패는 시도하지 않는 것"이라며 "나는 시도했고, 꿈꿨고, 뛰어올랐다"는 가슴 뭉클한 메시지를 남겼다.
한편 본의 부상으로 경기가 중단되는 등 어수선한 상황에서 절친한 동료 브리지 존슨(미국)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존슨의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이자 이번 대회 미국 대표팀의 첫 금메달이다. 엠마 아이허(독일)가 은메달, 소피아 고지아(이탈리아)가 동메달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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