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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올스타전, 매년 '비연고 도시' 개최하면 '두 마리 토끼' 잡는다 [류선규의 비즈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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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선규 전 SSG 랜더스 단장
LG 박동원(왼쪽)이 지난해 7월 12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올스타전에서 딸 박채이 양과 참치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LG 박동원(왼쪽)이 지난해 7월 12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올스타전에서 딸 박채이 양과 참치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지난 1월 25일 한국배구연맹(KOVO)이 주관한 '진에어 2025~2026 V리그 올스타전'이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렸다. 휠체어석 4석과 시야방해석 17석을 제외한 입장권 2871장이 모두 판매된 가운데 행사는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좌석 수가 많지 않은 체육관이었지만 전국 각지에서 배구 팬들이 몰려든 결과다.


프로배구 V리그는 남자부 7개 팀, 여자부 7개 팀 등 총 14개 팀으로 구성돼 있다. 연고지를 보면 서울·인천·대전·수원(2팀)·부산·광주·의정부·화성·천안·김천 등이다. 춘천은 이 가운데 어느 팀의 연고지도 아니다. 과거 연고팀이 없었던 서울을 제외하면 프로배구단이 없는 지역에서 올스타전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강원도에서 개최된 것도 최초다.


강원도에는 중·고교 배구팀이 9개 있다. 클럽팀을 포함해 여중부 2개, 남중부 3개, 여고부 2개, 남고부 2개 팀이 엘리트 선수를 육성하고 있다. 그러나 춘천이 위치한 대관령 서쪽 영서지역으로 범위를 좁히면 여중·여고 클럽팀을 운영하는 홍천군체육회가 유일하다. 전형적인 배구 불모지에서 '별들의 잔치'가 열린 셈이다.


KOVO가 춘천을 올스타전 개최지로 선택한 배경에는 '배구 저변 확대'라는 명확한 목표가 있었다. 프로배구의 연고지는 총 10개 지역으로 대도시와 중소도시가 혼재돼 있다. 어느 종목이든 연고 지역과 비연고 지역간 관심의 격차가 클 수밖에 없다. 올스타전과 같은 번외 경기를 비연고 도시에서 개최하면 새로운 팬을 만들어낼 수 있다. KOVO가 행사에 앞서 지역 저소득층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관람권을 전달한 것도 이러한 취지다. 저변 확대와 사회공헌을 동시에 노린 것이다.


올스타전을 유치한 춘천시 입장에서도 효과는 분명했다. 사전 안전 점검을 통해 교통·의료 대응 체계를 구축했고, 주말 동안 관람객이 몰리면서 숙박업소와 식당가도 활기를 띠었다. 중계방송과 SNS를 통한 도시 홍보 효과도 컸다. 스포츠 이벤트가 도시 마케팅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지닌 1월 25일 강원 춘천시 호반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올스타전에서 축하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장면은 프로야구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KBO 올스타전 역시 비연고 지역에서 열린 적이 있다. 2000년 마산과 제주, 2013년 포항, 2018년 울산이 그 사례다. 다만 제주를 제외하면 프로야구단의 제2구장에서 개최됐고, 나머지는 기존 홈 구장이었다. 대규모 관중 수용 능력과 방송 인프라, 숙박·교통 등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한 결과였다.


최근 KBO 올스타전은 경기보다 이벤트 성격이 강조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선수 퍼포먼스와 팬 참여 프로그램이 중심이 되는 '이벤트 게임'에 가깝다. 이런 흐름이라면 올스타전을 정기적으로 야구 불모지에서 개최하는 것도 충분히 검토할 만하다. 프로야구단 유치를 희망하는 지방자치단체가 많은 상황에서 올스타전은 강력한 관심 유발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올해부터 퓨처스리그에 참가하는 울산에서 KBO 올스타전과 퓨처스 올스타전이 열린다면 지역 야구 열기를 끌어올리는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


올스타전의 기원도 이러한 목적과 맞닿아 있다.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전은 1933년 시카고 세계박람회를 기념해 단 한 번 열릴 예정이었던 이벤트 경기였다. 시카고 트리뷴 스포츠 편집국장 아치 워드가 제안한 이 경기는 침체된 야구 인기를 되살리고 도시를 홍보하기 위한 행사였다. 코미스키 파크에서 열린 첫 경기에서 베이브 루스가 홈런을 터뜨리며 화제를 모았고, 예상 밖의 성공으로 매년 열리는 정례 이벤트가 됐다.


올스타전 비연고 지역 개최는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는 도시 홍보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KBO리그 입장에서는 야구 저변 확대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단발성이 아니라 정례화를 검토할 가치가 충분하다.


일정상 여건도 나쁘지 않다. 지난해부터 올스타전 휴식 기간이 기존 4일에서 6일로 늘어났다. 일본프로야구(NPB)처럼 두 도시에서 2경기를 치르는 방식도 가능하다. KBO 역시 1982년부터 1985년까지 서울과 지방 연고 도시에서 최대 3경기(83년은 2경기)를 치른 적이 있다. 당시에는 승패에 비중을 둔 '삼세판' 개념이었지만 지금은 이벤트 성격이 강해 2경기로도 충분하다.


2025 KBO 올스타전이 열린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전경.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첫 번째 경기는 기존 연고 구장에서 열고, 두 번째 경기는 비연고 도시에서 개최하는 방식이다. 축제와 저변 확대라는 두 목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선수 이동과 피로도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두 도시를 인접 지역으로 선정하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부산과 울산처럼 가까운 도시에서 개최하는 방식이다.


물론 좌석 규모가 작은 비연고 구장에서는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 울산 문수야구장(1만 2048석), 포항야구장(1만 2120석), 청주야구장(약 9000석)은 대부분 2만 석 안팎의 프로야구 홈 구장보다 규모가 작다. 단일 경기 기준으로는 적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야구 저변 확대'라는 미래 투자 관점에서 본다면 감수할 수 있는 비용이다.


최근 2년간 프로야구는 유례없는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호황기일수록 저변 확대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KBO가 유소년 육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넥스트 레벨 트레이닝 캠프'도 긍정적인 사례다. 이제는 유소년뿐 아니라 일반 팬층 확대 전략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2년 전 경기도의 한 중학교에서 야구 강의를 했다. 가까운 프로야구 홈 구장과 약 10km 거리라 당연히 그 팀의 팬이 많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야구를 잘 모르는 학생이 대부분이었다. 수도권에 5개 구단이 있다고 해서 수도권 전체가 야구 팬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은 아니다. 비연고 지역은 여전히 넓다.


춘천에서 열린 V리그 올스타전은 프로야구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남겼다. 좌석 규모가 작아도 매진을 통해 분위기를 만들 수 있고, 지역 경제와 도시 브랜드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 스포츠 이벤트의 성공이 반드시 대형 경기장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다. 프로야구 선수들 역시 저변 확대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KBO 올스타전이 단순한 축제를 넘어 미래를 위한 투자로 기능한다면 그 가치는 더욱 커질 것이다.


류선규 전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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